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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시작하면 친구 연락 다 씹었다가 이별 후 다시 친구 찾는 사람 특징

연인에게 지나치게 의지하고 기대는 사람들은 심리학 용어로 '연애의존증'이라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청춘시대'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20대 대학생 A씨는 요즘 친구 B씨에게 불만이 많다. 


친구가 연애만 하면 만나자고 해도 피하고 연락도 제때 받은 적이 없다가, 헤어지고 나면 그제야 자신을 찾는 일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친구 B씨도 할 말은 있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지만, 한번 사랑에 빠지면 모든 일을 다 제쳐두고 연인에게만 매달리게 되는 자기 자신을 어찌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B씨는 사실 괴롭다.


연인과 가까워질수록 신뢰보다는 오히려 불안감에 힘들어하고, 더욱 극단적으로 연인에게 의지하게 된다. 그러다 이따금 불만이 폭발해 싸우곤 하지만 헤어지면 살 수가 없을 것만 같다.


할 일이 있거나 몸이 아파도 연인이 부르면 즉시 달려간다. 친구보다도 연인과의 약속이 최우선이다.


하루라도 연락이 닿지 않으면 속이 상해 견딜 수 없다. 휴일 일정은 혹시 생길지 모를 데이트를 위해 꼭 비워놓는다. 어느새 그가 사는 세상의 지구 자전축은 연인이 되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청춘시대'


이는 심리학에서 '연애의존증'이라고 분석하는 전형적인 증상이다. 연애의존증을 겪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10%에 이르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구 자전축을 연인이라는 개인 한 사람에 두는 연애의존증 환자들은 그 관계가 끝나는 순간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얼결에 세상의 중심 역할을 떠안게 된 상대방 또한 한 사람일 뿐이다. 날카로운 비수를 꽂는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먼저 마음이 식어 자기 자신을 위해 언제든 관계를 포기할 수도 있다.


살아가는 모든 일이 그렇다. 달콤할 수만은 없고 두근거리는 순간만 있을 수는 없다. 사랑도 마찬가지인데, 유독 연애와 사랑은 늘 뽀송뽀송한 설렘으로만 가득하리라 기대한다.


연애의존증은 바로 현실과 상상의 그 괴리감에서 출발한다. 그러니 받아들여야 한다. 


사랑은 밑줄이 그어지지 않은 백지 노트와 같다. 사랑으로 인해 웃음지을 것인지, 눈물지을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자신만의 답을 열심히 적어 내려가도 어쩔 수 없이 삐뚤빼뚤 적히게 되어 있다. 


사랑과 연애는 그만한 각오가 필요한 일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청춘시대'


칼릴 지브란의 시 '함께 있으되 거리를 두라'라는 시가 있다.


함께 있으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 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혼자이듯이


서로의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 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혼자다. 한 건물을 함께 떠받드는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