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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9일' 만에 가족 품 떠난 갓난아기가 세상에 남긴 고귀한 '선물'

세상에 태어난 지 '9일' 만에 죽음을 맞이한 신생아는 또 다른 아기에게 장기를 기증해 희망을 전달했다.

인사이트Paula Maxheim


[인사이트] 김민주 기자 = 오랜 기다림 끝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작은 아기 천사는 9일 만에 가족들 품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아픈 친구 아기에게 장기 기증이라는 선물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신생아 릴라(Lilah)의 사연을 전했다.


미국 아이오와 주에 사는 여성 제시카 슈너만(Jessica Shnurman)과 남편 샘슨 슈너만(Sampson Shnurman)은 둘째는 만날 날만 기다리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부부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임신 13주 차에 받은 정기 검사에서 태아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Paula Maxheim


의사는 태아가 선천적 결손증을 앓고 있으며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는 소견을 밝혔다.


선천적 결손증은 주로 임신 초기에 태아에게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의사의 설명에도 제시카와 샘슨은 절대 아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부부는 얼마나 오래 살지 확신할 수 없어도 끝까지 아기를 낳기로 결심했다. 엄마, 아빠의 마음을 알아준 것일까. 두 사람의 딸 릴라는 무사히 세상에 태어났다.


인사이트(좌) Paula Maxheim, (우) Jessica Shnurman


금방 죽을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과 달리 릴라는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두 눈을 뜨고 우렁찬 소리로 울음을 터트리기까지 했다.


부부는 퇴원한 아기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고, 이날부터 아들 아벨(Abel)까지 함께하며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9월 7일, 릴라는 엄마 제시카의 품에 안겨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태어난 지 딱 9일째 되는 날이었다.


슬픔에 잠긴 부부는 딸 릴라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아기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너무나 짧게 세상을 살다간 릴라가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떠났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인사이트Jessica Shnurman


인사이트Paula Maxheim


부부의 결정에 따라 릴라의 심장 판막은 큰 병을 앓고 있는 또 다른 아기에게 기증됐다.


릴라의 폐 역시 아이오와 대학의 의학팀에게 전달돼 사람들을 위한 연구에 사용될 예정이다.


제시카는 "릴라의 장기가 또 다른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릴라와 함께 보낸 9일은 정말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며 "평생 이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릴라가 죽은 지 이틀이 지나던 날, 제시카, 샘슨, 아벨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례식이 치러졌다.


집 근처 작은 시골 묘지에 묻힌 릴라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남기고 머나먼 하늘나라로 떠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