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에 큰수술 3번이나 견딘 수정이가 또한번 수술실 들어가기 직전 한 말
언제나 밝고 씩씩했던 6살 수정이에게도 수술은 언제나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러운 순간들이었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가족들이 슬퍼할까봐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지금껏 큰 수술을 세 번이나 견뎌온 6살 수정이.
하지만 수정이에게도 언제나 수술은 두렵고 고통스럽고 힘든 순간들이었다.
지난 7일 방송된 EBS '메디컬다큐-7요일'에서는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는 수정이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서울 구로구의 한 가정집, 이곳에는 수정이네 3대 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
연이은 열대야로 잠을 설친 수정이지만 일어나자마자 할아버지에게 "안녕히 주무셨어요"라고 인사한다. 언제나 밝고 명랑한 아이다.
그런 수정이에게는 아픈 곳이 하나 있다. 태어나자마자 뼈가 비대칭이라는 진단을 받은 수정이는 현재 척추가 104도 가까이 휘어있다.
척추가 짧고 뼈 마디 마디 배열도 심각하게 뒤틀려 있는 상황.
수정이의 병명은 신경섬유종으로 피부와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양성종양 때문에 근육과 뼈의 발달장애가 동반되는 유전성 질환이다.
오래 앉아있는 것도 힘들고 걷는 것도 쉽지 않다.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노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저 집안에서 몸을 끌고 다니며 TV를 보고 장난감을 만지고 책을 보는 게 수정이의 하루 일상이다.
그런데도 수정이가 세상에서 가장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일 때면 엄마는 그저 미안하고 안쓰럽고 애틋하다.
벌써 세 번의 수술을 견딘 수정이는 또 한 번의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다.
코를 찌르는 병원 냄새와 딱딱한 침대, 수술복까지. 수정이는 익숙한 듯 덤덤한 표정이다.
하지만 수술 시간이 가까워져 오자 수정이 얼굴에도 걱정이 드리운다.
꾹꾹 참아내던 수정이는 결국 엄마에게 "그런데 나 하나도 안 무서운데 왜 자꾸 눈물이 날 것 같지?"라고 묻는다.
이 짧은 한마디에 그간 수정이가 견뎌왔을 고통스러운 수술의 순간들이 모두 녹아 들어있다.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데도 얼마나 참아왔던 것일까. 끝내 수정이는 눈물을 흘렸고 엄마에게 손을 꼭 잡아달라고 말했다.
씩씩해 보이는 수정이도 그저 6살된 어린아이였다.
다행히 수술이 예상보다 잘 끝났다. 수정이도 밝은 미소를 되찾았다.
굽어있던 척추는 한 눈에 봐도 곧게 펴진 모습이다.
수정이도 이 순간만 잘 견디면 이제 또래 친구들처럼 바깥에서 뛰어놀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날이 하루빨리 찾아오길 많은 이들이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