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요즘 학생들이 알면 '문화 충격'받는다는 학교 구령대 아침 조회

인사이트두산백과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아...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하자면..."


벌써 몇 마디를 더 했는지 모르겠다. 교장 선생님의 훈화가 끝이질 않는다.


학생들을 위해 바르고 고운 말씀을 해주시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 한 자리에서 계속 서 있는 게 너무 힘들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벌써 얼마나 서 있었는지 모르겠다. 월요일 아침이면 돌아오는 '운동장 조회' 시간이 너무 싫었던 어린 때였다.


아마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침 조회 시간이면 학생들은 운동장에 모였고, 교장 선생님이 구령대에 올라 훈화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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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구령대'는 알고 보면 일제강점기의 잔재이자 권위주의의 상징과도 같았다.


구령대는 지위가 높은 교사들이 학생들을 호령하기 위해 사용되던 공간이다. 구령대는 곧 권력이었다.


높은 단상에 오른 이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명령하고, 아래에 있는 이는 위를 향해 경례하며 충성을 맹세하는 구조로 권력이 작동했다.


하지만 구령대가 일제 잔재이자 구시대적인 공간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또한 높이가 1~4m 정도에 달해 낙상 등 학생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시설이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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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구령대의 활용도는 점차 낮아지게 됐고, 정부는 구령대를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비 작업에 나섰다.


실제로 지난 2016년 경기도교육청은 "일제·군국주의 잔재인 구령대를 정비해 학생 교육 공간이나 휴게 공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정비 사업을 추진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오래된 학교에는 여전히 구령대가 남아 있지만, 운동장 조회가 사라져 쓸모없는 시설이 됐다"라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소위 '운동장 조회'는 없어지게 됐고, 최근에는 구령대를 연례행사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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