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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저 방에는 귀신이 있다. 그러니까 다른 방으로 바꿔달라"
405호. 음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방이었다. 분명히 방에는 아무도 없는데, 누군가 쳐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소름이 돋았다.
기분 탓이라고 여기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한 계기로 그 방의 비밀을 알고 말았다.
나는 일본에 잠시 놀러 가 러브호텔, 정확히 말하면 퇴폐업소에서 방 청소 아르바이트를 몇 개월 동안 했다.
여행 경비도 쉽게 벌 수 있고 생각보다 일도 편해 좋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드라마 ' 공포는 항상 당신 옆에'
내가 일하는 러브호텔은 방이 24개 있는 4층짜리 건물이다. 워낙 작은 건물인데다가, 손님으로 붐비는 일이 많지 않아 언제나 조용했다.
'그 말'을 듣기 전까지는 그랬다.
얼마 전이었다. 러브호텔에서 손님을 받고 방에 들어간 도우미 여성이 갑자기 나와 방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약간 보는 눈이 있는데, 분명히 귀신을 봤다. 저 방에 귀신이 있다"
405호였다. 여성은 그 방에서 귀신을 봤다고 고백했다. 처음에는 그 여성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같이 일하는 매니저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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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한 여성이 그 방에서 자살을 했다고 한다. 이후 시신을 수습하고 방을 깨끗이 청소했지만 여전히 그 방에서 귀신이 떠돌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생각해보니 이상했다. 그 러브호텔은 손님이 거의 없는 새벽 시간을 이용해 야간 청소를 하는데, 혼자 405호에서 청소하고 있으면 께름칙한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리고 그날 밤, 꼭 가위에 눌리거나 악몽을 꿨다.
심지어 고양이들도 그 방 주변을 피했다. 러브호텔 옆이 공원이라 길고양이들이 많다. 종종 고양이들이 비상구를 통해 호텔 내부로 들어와 이리저리 활개를 치고 다니곤 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4층에는 고양이가 올라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2, 3층에는 자주 올라가는데 말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사다코 대 카야코'
그곳에서 일을 그만둔 뒤로는 이상한 느낌을 받은 적도, 가위에 눌린 적도 없이 편안하게 숙면을 취했다.
정말 405호에 남아 있는 귀신의 저주였을까. 그때 그 기억만 떠올려도 등골이 오싹해진다.
위 내용은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재구성한 것이다.
누리꾼은 자신이 일본 러브호텔에서 일했던 경험을 떠올리면서 소름 돋는 후기를 작성해 온라인에 공개했다.
그가 정말 그랬던 경험이 있는지, 혹은 정말 그가 느꼈던 경험이 귀신 때문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누리꾼이 남긴 생생한 상황과 그 분위기, 디테일한 묘사 때문에 온라인을 통해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