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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반한 여인 잊지 못해 부인과 '첫날밤'도 거부한 임금님

조선의 24대 임금 헌종은 왕비 간택 자리에서 본 여인을 잊지 못하고 결국 부모가 선택한 왕후와의 첫날밤도 거절했다.

인사이트낙선재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창덕궁 한쪽에는 단청하지 않은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낙선재라는 공간이 존재한다. 


조선 24대 임금 헌종이 자신의 후궁 경빈 김씨를 위해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낙선재 뒤뜰에서는 때가 되면 온갖 꽃들이 피어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얼마나 사랑했으면 헌종은 왕비도 아닌 후궁을 위해 이 아름다운 건물을 지었을까.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191년 전인 1827년 오늘(8일) 태어난 헌종은 세도 정치가 기승을 부리던 조선 후기 8세라는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올랐다. 


풍양 조씨와 안동 김씨가 권력을 두고 다툼을 벌인 가운데, 힘없고 어린 임금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 좌절감을 느낀 것일까. 헌종은 시와 서예, 그리고 술과 여자에 빠져 여러 나날을 보냈다. 


인사이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해를품은달'


그렇게 방탕한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날, 그에게 운명같은 사랑이 찾아왔다. 


헌종의 첫 번째 왕후 효현왕후 김씨가 죽은 지 1년 뒤인 1844년, 왕의 새로운 왕비를 뽑기 위해 신붓감 심사인 간택이 진행됐다.


보통 왕은 간택에 참석하지 않았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헌종은 스스로 고집을 부려 이 자리를 지켜봤다.


여러 왕비 후보가 올라온 가운데 김씨 성을 가진 한 소녀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헌종은 김씨를 보자마자 그녀의 아름다움에 매료됐고, 그녀가 자신의 왕비가 되길 간절히 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해를품은달'


하지만 때는 세도정치기, 왕가의 결혼을 단순한 남녀의 사랑으로만 보지 않았던 그의 할머니와 어머니는 홍씨 가문의 여인을 헌종의 부인으로 삼았다. 


그러나 헌종은 김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결국 왕후와 첫날밤에 각방을 쓰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3년이 지난 1847년. 


그리움을 참지 못한 헌종은 결국 김씨를 후궁으로 들이기로 한다. 그는 홍씨가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핑계로 후궁 간택을 추진했고, 결국 김씨를 후궁으로 맞이하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후궁 자리에 오른 이 여인이 바로 '경빈 김씨'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해를품은달'


그렇게 다시 만난 둘은 아름다운 사랑을 이어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헌종은 그녀와 만난 지 2년이 안 돼 목숨을 잃으며 짧은 사랑은 안타깝게 끝을 맺게 됐다. 


헌종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는 그녀를 위해 지었다는 낙선재를 보면 알 수 있다. 


낙선재를 장식한 많은 무늬. 그 무늬 중 어느 것 하나 똑같은 무늬가 없다. 무늬 하나에도 정성을 들인 것이다. 


후궁의 처소에 이렇게까지 정성을 쏟은 이유, 경빈 김씨를 향한 헌종의 뜨거운 사랑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해를품은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