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솔 기자 leesol@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서울의 한 파출소장이 도움이 필요해 112에 신고한 피해자들에게 도리어 막말을 퍼부어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MBC 뉴스데스크는 온갖 성폭력 발언을 일삼은 파출소장의 행태에 대해 고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출소장 A씨는 그동안 부하 경찰들과 시민들에게 입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 심각한 폭언을 일삼아왔다.
A씨는 같은 파출소에서 근무 중인 미혼의 부하 여경에게 "이마 들어봐. 못생긴 이마 아니네. 피부 늘어지고 그런게 아니라 단단해"라며 외모 평가를 했다.
또 '빨리 결혼해라', '애 낳으라' 등의 말도 덧붙였다.
MBC 뉴스데스크
성적 발언도 일상적이었다. 가령 "전망대에서 잘 보이면 북한 아가씨 엉덩이도 보인다" 등의 말을 여경들 앞에서 스스럼없이 했다.
견디지 못한 부하 경찰관은 1년 전부터 파출소장의 문제적 발언과 날짜를 꼼꼼히 기록했다.
기록지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7월 8일에 '공부 잘하는 여경은 뚱뚱하거나 볼품없다'고 말했고, 11월 17일엔 롱패딩 입은 여경에게 '성폭행 당할 때 남자가 잘 도망가지 못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여성 경찰관은 "너무 충격을 받아서 바로 또 기록을 해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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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폭언을 들은 건 비단 부하 경찰만이 아니다. 민원인과 피해자에게도 막말을 퍼부었다.
지난해 11월 2일 야간 근무 당시 파출소에서 보호하던 한 여성에게 '개 패듯이 패야 말을 듣는다'라는 발언을 하는가하면, 올해 4월에는 가정폭력 여성 피해자에 대해 '잘 맞게 생겼다'고 조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여자가 몸 못 가눌 정도로 술을 마시면 강간을 당한다', '데이트 폭력은 벌금 내면 그만'이라며 범죄를 옹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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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발언과 더불어 교대근무에 지친 부하 경찰들을 쉬는 날 불러모아 족구를 시키거나 근무평가를 핑계로 밥을 사게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결국 참다못한 부하 경찰관들은 A씨의 행태를 고발한 진정서를 접수했다.
이와 관련 A씨는 "그런 말 한 적 없다"며 진정 내용을 부인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피해 사실을 확인 중에 있으며 조만간 A씨를 불러 조사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