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인간극장'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병이 생기면 조상의 저주를 받았다고 생각해 병원이 아닌 마을 무당부터 찾는 사람들.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는 이런 원주민들을 위해 아프리카로 떠난 한국인 의사가 있다.
벌써 5만 명 이상의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을 치료했다는 그는 '길 위의 닥터' 이재훈 씨다.
지난 3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위험한 아프리카 오지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이재훈씨 가족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는 우리에게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로 익숙하다.
드넓게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와 진귀한 자연 생물들 덕분에 이곳은 뭇 여행자들에게 꿈의 여행지로 꼽히기도 한다.
KBS 1TV '인간극장'
하지만 화려해보이는 마다가스카르에도 보이지 않는 아픔이 있다. 이곳은 의사 비율이 인구 1000명당 0.16명밖에 안 될 만큼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병원이 있는 것조차 모르는 원주민들이 대다수다. 이곳에서 이재훈씨와 아내 박재연씨, 아들 이진행 군은 벌써 13년째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길도 제대로 닦이지 않은 마을 곳곳을 누비며 이들은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약을 나눠준다.
민간 신앙에 의지하는 원주민들은 낯선 이씨 가족에 경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씨가 처방한 약을 먹고 끙끙 앓던 병들이 낫자 이제는 이씨를 '영험한 무당'이라 부른다.
KBS 1TV '인간극장'
물론 오지를 돌아다니며 환자를 돌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의사 역할을 대신했던 진짜 마을 무당들이 이씨 가족을 독살하겠다는 살해 협박을 해오기도 했다.
길을 잃어 낙오되기도, 강도가 들이칠까 뜬눈으로 밤을 새우기도, 차가 전복되기도 여러 번.
지치고 힘들 때도 많지만 이씨 가족은 그럴 때마다 자신들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은 환자들을 떠올리며 힘을 낸다.
KBS 1TV '인간극장'
14살, 꿈많던 '소년 이재훈'은 신 앞에서 '아프리카에 의료봉사 하러 가겠습니다'라고 기도했었다.
되도록 많은 환자를 보고 싶어 5개의 전문분야를 수련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2005년 돌연 아프리카로 떠났다.
아내, 세 아이와 함께 시작한 아프리카 오지 생활은 벌써 13년 차를 맞았다. 이씨의 손을 거친 환자들만 5만명이 넘는다.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오직 아픈 이들을 위해 희생을 마다치 않는 그를, 우리는 '한국의 슈바이처'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