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집값 잡겠다" 장담해도 국민들이 '아파트' 사려는 이유

인사이트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서울 구로구의 한 행복주택에 입주한 신혼부부 우재완, 이진경 씨의 집을 방문해 대화를 하고 있다. / 사진 제공 = 청와대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아파트 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야하는데 물건도 없고 너무 올라서 요즘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 우울합니다."


최근 직장인과 청년들 사이에서 '아파트 우울증'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폭등해 내집 마련의 꿈을 포기한 사람들이 일종의 심리적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것.


특히 올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직장인과 청년들은 서울에 작은 집 한칸 마련하는 게 이제는 '로또'에 당첨되는 것처럼 쉽지 않은 일이 됐다.


인사이트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서울 구로구의 한 행복주택 아파트에서 열린 '신혼부부 및 청년 주거대책 발표' 행사에서 사전공연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 제공 = 청와대


정부는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집값을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꾸준히 가격이 올라 서민들의 주거문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올해는 '8.27 부동산 대책' 등을 내놓고 집값을 잡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최근 가격이 폭등해 서민들은 내집 마련을 포기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지난달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와 용산을 통으로 묶어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그야말로 서울 집값은 자고 일어나면 '미친듯이' 올랐다.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 국민들은 도대체 왜 지금 아파트를 사려고 할까.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불과 1~2달 사이에 2억~3억원 이상이 오른 곳도 있고, 강남 3구는 물론이고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과 강북과 서울 변두리 지역까지 전부다 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치솟는 아파트 가격에 박원순 시장은 지난 26일 주말에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개발 계획을 잠시 유보한다고 밝혔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매물은 자취를 감췄고 '거래 절벽'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서울 지역 부동산은 무조건 오르고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심리적 '확신'을 갖게 만들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부동산 카페와 커뮤니티, SNS 등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은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지금이 가장 싼 시기일 것'이라고 진단할 정도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당장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도 8.27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불길처럼 일어나는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선언했다.


8.27 부동산 대책의 주요 내용은 ▲수도권 내 30만 호 이상 추가공급이 가능한 30여 곳의 공공택지를 추가 개발 ▲서울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 등 4곳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또한 ▲광명시·하남시는 투기과열지구로, 구리시·안양시 동안구·광교택지개발지구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 ▲부산시 기장군(일광면 제외)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 등을 골자로 한다.


인사이트박원순(우) 서울시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 뉴스1


문제는 이러한 대책에도 사람들은 부동산 가격은 절대 떨어지지 않고 앞으로 오르면 더욱 오를 것으로 철썩같이 믿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부동산 가격을 때려잡겠다고 했는데도 사람들이 부동산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베팅'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역대 정부가 부동산이 과열된 지역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했지만, 결국은 아파트 가격과 건물 값은 더 올랐다는 '학습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되풀이 됐던 시장의 움직이었다.


인사이트 / 사진=이솔 기자 leesol@사진=이솔 기자 leesol@


투기지역으로 지정하는 순간 잠시 주춤하지만 결국 다시 부동산 가격은 오르기 시작해 정부의 대책을 비웃듯 보란듯이 '신기록'을 경신했던 것이다.


또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문제'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문재인 정부가 재확인해 준 것이나 다름 없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지방의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거나 제자리 걸음이었던 반면 서울지역은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정책적인 판단 실수로 부동산 시장의 투자 열풍을 잠재우지 못하고 오히려 부채질 했다는 비판이다.


결국 아파트를 사야하는 실수요자는 물론이고 투기 세력들까지 서울 지역의 '똘똘한 아파트 한 채'에 돈을 투자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여의도와 용산, 마포는 물론이고 동대문, 동작 등이 나머지 지역의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청와대


이러한 시장의 기대심리를 완전히 꺾을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있다면 좋겠지만, 문재인 정부가 내놓을 '카드'는 사실상 전무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히려 그 동안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도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을 확인한 사람들은 '무리를 해서라도 더 늦기 전에 지금 부동산을 사자'고 하는 심리가 팽배한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대목은 이번 8.27 부동산 대책에서 수요를 억누르는 정책 못지 않게 공급을 늘리겠다고 강조한 점이다.


인사이트 / 사진=정효경 기자 hyokyung@사진=정효경 기자 hyokyung@


시장은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결정된다. 어느 정도는 시장 자율에 맞기면서 관리와 감독을 통한 '운용(運用)의 묘(妙)'를 발휘할 시점이다.


부족한 아파트 '공급'을 생각하지 않고 '수요'만 억누르려고 할 경우 부동산 시장의 과열 현상과 풍선 효과는 더욱 심해져 미친 아파트 값을 더욱 폭등시킬 게 뻔하다.


문재인 정부가 노무현 전 정권의 지지율 폭락을 불러온 '부동산 정책 실패'를 똑같이 되풀이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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