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SOS - 우리 학교를 구해줘'
[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모른척 하지 않으면 나에게 화살이 돌아올지도 몰라요"
최근 A양은 이유 모를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친하게 지내던 B양이 학교 일진들에게 괴롭힘당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A양은 B양을 똑같이 무시할 수밖에 없었다. 자칫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올까봐 두려워서다.
자신을 원망하는 B양의 얼굴을 보면 죄책감이 들지만 A양은 결국 B양과 멀어지는 방법을 택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천 번을 불러도'
A양의 사연처럼 학교폭력을 알고도 외면했다는 학생이 3명 중 1명으로 집계돼 충격을 주고 있다.
27일 교육부는 '2018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온라인으로 이뤄진 이번 실태조사에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전체 학생의 93.5%인 399만여명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에서 "작년 2학기부터 지금까지 학교폭력 피해를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의 1.3%인 5만여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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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차 조사에 비해 1만 3천명(0.4p) 늘어난 수치다.
가해자는 '같은 학교 같은 반'이라는 응답이 48.5%로 최다였고 '같은 학교 같은 학년'(29.9%), '같은 학교 다른 학년'(7.1%), '다른 학교'(3.5%)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학교 폭력을 목격한 적 있다는 학생은 전체의 3.4%로 13만 3천명이었다.
이들 중 34.4%는 "피해 받은 친구를 위로하고 도와줬다"고 답했지만, "모른척했다"는 학생 또한 30.5%나 됐다.
학교폭력이 범죄라는 심각성을 알고도 방조했다는 학생이 무려 3명 중 1명 가까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더욱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