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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행사는 그만"...이산가족 상봉을 바라보는 국민의 안타까운 시선들

65년 만에 만난 이산가족이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하게 됐다. 상봉 '행사'를 넘어 이산가족의 만남이 보장되는 다양한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

인사이트뉴스 1


[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무려 65년 만이었다. 분단의 비극으로 생이별한 가족이 서로의 얼굴을 직접 마주하기까지 걸린 시간 말이다.


65년 만의 만남에 허락된 시간은 2박 3일, 12시간이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긴 세월의 회한과 기쁨을 나누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생전 처음 딸을 만나 어릴 때 사주지 못한 과자 선물을 준비한 89세의 아버지, 피난길에 잃어버린 네 살 아들과 68년 만에 재회한 92세의 어머니, 99세 어머니에게 안겨 서럽게 울던 77·71세가 된 두 딸...


꿈같은 만남을 뒤로하고 "잘 살아라. 꼭 살아 있으라" 당부하며 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하게 된 이산가족의 애통한 모습을 지켜보며 국민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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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짧은 만남조차도 단 170가족에게만 허락됐다. 상봉 신청에서 좌절된 이산가족은 피눈물을 흘리며 또다시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긴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이산가족도 7만 6천 명을 넘었다. 6만 명도 채 남지 않은 생존자 중 고령으로 매해 3~4천여 명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죽을 때까지 가족을 그리워하다 생을 마감했을 이산가족을 생각하면 차마 그 슬픔을 헤아리는 것조차 죄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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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역만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과도 실시간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지척에 가족을 두고도 70년 가까이 서로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비극적인 분단 현실이 참담하기까지 하다.


이 같은 아픔을 실향민으로서 충분히 공감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은 상시 상봉, 화상 상봉 등을 직접 지시했고 대한적십자사 박경서 회장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이르면 10월 상봉행사를 한 번 더 갖기 위해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빠른 시일 내, 더 많은 이산가족이 만날 수 있도록 상봉 행사의 횟수가 늘고 화상 상봉 등도 현실화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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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상봉 '행사'에 머물지 않고, 이산가족이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미 논의돼왔던 상봉 정례화나 상설면회소의 설치, 금강산 등 이산가족 여행상품 개발 등은 분단 현실을 고려해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이산가족의 자유로운 만남을 보장하는 다양한 제도들의 조속한 마련을 통해 이산가족의 피맺힌 그리움의 한을 풀어주고 남북한 경제협력 및 통일의 계기로 이어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