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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에 체포된 '신혼부부 엽총 살인사건' 범인이 밝힌 살해 동기

1999년, 삼척 신혼부부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19년 전 강원도 삼척의 한 비포장도로에서 남녀 사체 두 구가 발견됐다. 


고운 한복 차림의 두 시신은 각각 머리와 얼굴에 총상을 입은 채였다.


잔인한 범행에 경찰은 원한 관계로 인한 사건이라 생각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수사는 진척되지 않는다. 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시신이 발견되기 이틀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1999년 1월 17일. 전북 전주에서 28살, 27살 한 살 차이 연인이 세상의 축복 속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해외를 갈 형편이 못 되던 두 사람은 자가용으로 지방을 돌며 신혼여행을 즐기기로 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평온한 오후였다. 새내기 남편은 한껏 기분을 내며 엑셀을 밟았다. 비포장도로, 먼지를 날리며 신나게 달리던 부부의 차는 어떤 차량을 추월했다. 그럴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추월당한 운전자는 분노했고 우발적으로 갖고 있던 엽총을 꺼내 들었다. "탕"


총탄은 운전석에 앉은 남편의 머리에 명중했다. 남편은 그 자리에서 즉사한다. 남편이 운전하던 차량은 자연스럽게 얼마 가지 않아 멈춰 섰다.


차 안에는 죽은 시신 옆에 앉아 "남편을 살려달라. 병원으로 데려가 달라" 애원하며 울부짖는 아내가 있었다. 운전자는 아내에게도 총구를 겨눈다.


신혼부부는 이렇게 짧은 생을 마감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목격자가 없지는 않았다. 사건 당시 우연히 그 옆을 지나가던 남성이 있었는데, 운전자는 이 남성에게도 총격을 가했다. 머리에 총을 맞아 중상을 입은 목격자는 필사적으로 도망쳐 간신히 죽음을 면했다.


"한복 차림의 여자와 총을 들고 서 있던 사람을 봤다. 여자는 울부짖고 있었다"는 설명과 인상착의에 관한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


이후 사건이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난 1999년 7월 6일 경기 수원에서 용의자 정모 씨를 검거했다. 30대 회사원이었던 정씨는 체포 직후 순순히 범행 일제를 자백했다.


"꿩 사냥을 하러 삼척에 놀러 갔다. 추월을 했기 때문에 화가 나서 차 안에 앉아서 쐈다. 아내는 그냥 밀쳐놓고 가려고 했는데 악에 받쳐 일어나길래 쐈다"


사냥용 산탄총은 짐승이 아닌 사람을 맞췄다. 이듬해 법원은 정씨에게 사형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