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사님들 '시그니처 제스처'였던 추억의 '손 인사' 사라진다
한 버스 회사는 공지문을 통해 "운행 시 이유 불문하고 손 인사 금지한다"고 지시했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하실까? 안 하실까? 오 하셨다!!!"
대학생 A씨는 등굣길 버스에서 언제나 확인하는 게 있다. 버스 기사들의 '손 인사'가 바로 그것.
맞은편에서 버스가 올 때면 늘 하는 기사들의 인사는 어딘가 정겹게 느껴진다.
또 서로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흐뭇해지기도 한다고.
그런데 A씨처럼 많은 '팬'을 거느린 버스 기사들의 '손 인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최근 한 버스 회사는 공지문을 통해 "운행 시 이유 불문하고 손 인사 금지한다"고 지시했다.
회사는 공지문에서 "작년 동종업계에서 손 인사로 인해 중경상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면서 "시속 60km로 달릴 경우 1초에 약 17m를 움직이기 때문에 잠깐의 손 인사도 사고 위험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인사는 잘못된 운행 관행이라는 점을 명심해달라"며 "이후 적발 시 지시위반으로 엄중 처벌할 예정이니 전 승무원은 엄수해달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4월 울산광역시에서는 운행 중이던 대형버스 두 대가 충돌해 버스 기사가 숨지고 승객 2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경찰이 블랙박스 속 사고 영상을 분석한 결과 버스 기사의 손 인사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찰나의 순간에 벌어진 큰 사고로 인해 이후 버스 회사들은 손 인사를 금지하는 추세로 전해졌다.
손 인사를 좋아하던 승객이라면 아쉽게 느껴질 결정. 하지만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이제 기사들의 손 인사는 추억 한편에 쌓아둬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