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a 대한축구협회
특유의 환한 미소를 자랑했던 차두리가 오는 3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지난 14년간 쉼 없이 초록 그라운드를 누볐던 그의 은퇴 소식은 많은 사람들을 아쉽게 한다.
'차미네이터', '공보다 빠른 사나이' 등 여러 수식어가 붙었던 그는 대한민국 축구선수 어느 누구보다도 국민들을 가장 많이 웃고, 울게 만든 것으로 생각된다.
차범근의 아들로 시작해 '국가대표 차두리'로 선수 생활의 막을 내리는 차두리의 맹활약이 담긴 명장면 5개를 준비했다.
1. 강렬했던 '오버헤드킥'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대학생이었던 차두리는 6월 18일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16강 전에 후반 막판 투입됐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상대를 교란시켰던 그는 한국의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빗맞은 헤딩이 자신의 머리 위로 뜨자 지체 없이 '오버헤드킥'을 날렸다.
아쉽게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골로 기록되진 못했지만 당시 경기를 시청하던 국민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정도로 강렬한 슛이었다.
2. '3단 부스터'를 통한 폭풍 드리블
2004년 12월 19일 부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한 차두리는 본격적인 차미네이터의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세계적 선수들이 즐비했던 독일을 상대로 전반 5분 3명의 독일 수비수를 젖히며, 무려 70m에 가까운 거리를 혼자 질주하는 '폭풍 드리블'을 선보였다.
'3단 부스터'로 회자되는 차두리의 맹활약 속에 대한민국은 독일을 3-1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3. 日 수비수 날려버린 '3단 몸통박치기'
2010년 5월 24일 일본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친선경기는 차두리의 탄탄한 피지컬이 돋보였던 경기였다.
'몸통박치기'로 세 명의 일본 수비수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린 뒤 페널티박스 안까지 파고든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차미네이터를 볼 수 있었다.
차두리의 대활약 속에 2-0 완승으로 경기가 끝난 후 차두리는 "일본을 상대할 때는 강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해 국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4. 대표팀 패배 후 흘린 해설위원 차두리의 '뜨거운 눈물'
2014년 6월 23일 월드컵 조별 예선 2차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알제리에게 2-4로 힘없이 패배하자 당시 해설위원이었던 차두리는 중계석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중계방송을 마친 후 인터뷰에서 차두리는 "선배들이 잘해서 후배들을 도와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내가 실력이 부족해서 못 뽑히는 바람에 경험이 부족한 후배들이 너무 고생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밝혀 국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5. '불변의 차미네이터' 70m 쾌속 드리블
2015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예고했던 차두리는 매경기가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그리고 1월 22일 우즈벡과의 8강전에서 연장전에 돌입해 모두 힘이 빠진 상황에서 차두리는 혼자서 오른쪽 라인을 붕괴시키는 엄청난 질주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그의 '쾌속 질주'에 국민들은 환호했고, 손흥민에게 택배 크로스를 전달하며 추가골을 기록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