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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온다는 기사에 '교장 선생님' 태그한 학생이 남긴 귀여운 부탁

'휴교'가 너무나도 간절했던 한 학생이 '교장 선생님'에게 귀여운 부탁을 했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초강력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향해 다가오는 가운데 '휴교'가 너무나도 간절했던 한 학생이 '교장 선생님'에게 귀여운 부탁을 했다.


22일 인사이트는 '초강력 태풍 '솔릭' 영향으로 23, 24일 전국 초·중·고 '휴교' 검토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태풍이 다가옴에 따라 전국 각 지역 학교가 교장 선생님의 재량으로 휴교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그런데 휴교가 너무나도 간절했던 한 학생이 해당 기사 댓글 무려 '교장 선생님'을 태그했다.


인사이트인사이트


충남 홍성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채연 양은 심상룡 교장 선생님을 태그한 뒤 "존경하는 교장 선생님"이라고 운을 뗐다.


한 양은 이어 "더운 날씨가 한풀 꺾였다. 건강은 괜찮으시냐"고 안부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내일인 목요일에 강한 태풍이 온다고 한다"며 "태풍으로 인해 저희 홍성여고 학생들의 등교에 문제가 생길 것 같다"고 은근슬쩍 휴교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한 양은 "교장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하다"며 조심스레 의사를 묻기도 했다. 또 "항상 아침마다 수고가 많으시다. 사랑한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반 학생과 교장 선생님 사이에는 작지 않은 거리감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흔히 볼 수 없는 모습. 바람을 내비치면서도 예의를 적절히 지킨 학생의 댓글은 순식간에 많은 좋아요를 받으며 '베스트 댓글'로 등극했다.


해당 댓글 아래로는 "진짜 교장 선생님이다. 귀엽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학생의 귀여운 부탁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궁금했던 기자는 학생에게 메시지를 보내 내일 휴교 여부를 물었다.


그러자 한 양은 "오전 수업하신다고 하셨다"는 결과를 전했다. 아쉽게도(?) 휴교에는 실패한 것이다.


인사이트Living Earth


이유를 알고 싶었던 기자는 홍성여고에 전화를 걸어 심 교장 선생님과 직접 통화했다.


심 교장 선생님은 "답 댓글을 달려고 하다가 예민한 부분이라 참았다"고 전하며 웃었다.


이어 "선생님들과 회의를 거친 결과 태풍이 오후 3시께 홍성을 지날 것으로 예상됐다"며 "원래는 밤에 자율학습도 하는데 위험이 있어서 점심 식사 후 귀가 조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휴교할 여지는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 교장 선생님은 "태풍의 경로 등에 변동 사항이 있을 시에는 신속히 조치하도록 하겠다"면서 "안 그래도 아까 학생들이 교장실에 놀러와서 물어보더라"라고 덧붙였다.


교장 선생님을 태그해 바람을 전한 겁 없는 한 양과 학생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심 교장 선생님의 이야기가 잔잔한 미소를 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