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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년 전 오늘, 왕의 얼굴에 상처 낸 '연산군의 어머니'가 사약을 받았다

성종의 아내였던 폐비 윤씨는 지나친 질투와 왕의 얼굴에 상처를 냈다는 이유로 사약을 받고 죽게 됐다.

인사이트연산군 / 영화 '간신'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성종 때의 재상 허침이 회의에 참석하려는데 그의 누나가 한마디를 던졌다.


"만약 어느 양반집 주인이 종들과 상의하여 부인을 내쫓았는데, 훗날 그의 아들이 주인이 된다면 그 종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


그리고 그는 궁으로 가는 도중 일부러 말에 떨어져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날 왕이 참석한 그 회의, 폐비 윤씨에게 '사약'을 내리기 위한 회의였다.


인사이트jtbc '인수대비'


한때는 왕의 총애를 받아왔던 '윤씨'였다. 후궁이 된 후 성종과 뜨거운 사랑을 나누던 그녀는 결국 왕의 아이들 임신하게 되고, 왕비에 오르게 된다.


이때 태어난 아이가 성종의 첫아들이었으니, 그가 바로 '연산군'이다. 그러나 왕자의 어머니가 된 윤씨는 질투와 시기의 여신이 되기에 이른다.


성종은 '여자'를 좋아했다. 얼마 전까지 윤씨를 향했던 사랑은 다른 후궁들에게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질투를 느낀 윤씨는 온갖 주술이 담겨 있는 부적과 독약이 묻은 곶감을 가지고 후궁들을 해하려 했다.


이 일이 발각된 후, 그녀를 폐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지만 '원자의 어머니'라는 이유로 사건을 매듭짓게 된다.


인사이트jtbc '인수대비'


하지만 성종은 물론 시어머니였던 인수대비 또한 이 일로 윤씨를 미워하면서 갈등은 계속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윤씨가 성종의 얼굴에 상처를 내는 일이 발생했다. 중전이었지만 왕의 얼굴에 상처를 내는 것은 용납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미 성종과 인수대비의 미움을 크게 받고 있던 윤씨는 왕비의 자리에서 쫓겨나 결국 폐비가 됐다.


윤씨가 궁에서 쫓겨나자 이를 둘러싸고 동정론이 일기 시작했다. 폐비가 되긴 했으나 여전히 장남 연산군의 어머니였기 때문이다.


성종은 이를 두고 일어날 정치적 문제들을 염려했다. 그리고 회의를 통해 폐비 윤씨에게 사약을 내리도록 결정한다.


결국, 1482년 오늘(16일, 음력) 사약을 받은 윤씨는 숨을 거두고 만다.


인사이트jtbc '인수대비'


성종은 아들 연산군이 어미의 죽음을 알지 못하도록 100일 동안 윤씨의 묘비를 세우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윤씨가 죽을 때 7살이었던 연산군이 이를 몰랐을 리 없다. 결국, 성종이 죽고 연산군이 왕위에 오르자 궁에는 피바람 불었다.


폐비 윤씨에게 사약을 내리기 위해 열렸던 회의. 그 자리에서 윤씨에게 사약을 내리자고 동의했던 신하들이 모두 숙청당했다. 이른바 '갑자사화'다.


이 회의에 가다가 일부러 말에서 떨어졌던 허침. 야사로 전해지는 이야기나 그는 이때 화를 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