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광복절 앞두고 세상에 드러난 나라 위해 헌신했던 202명의 여성 독립운동가

인사이트(좌) 유관순 열사, (우) 8·15 광복, 일본 패망 소식에 거리로 나온 시민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유관순 열사 외에 기억하고 있는 다른 여성 독립운동가가 있는가.


오직 독립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자랑스러운 여성 독립운동가가 많지만 애석하게도 우리는 그들의 존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에게 식사를 준비해 주고 따뜻한 잠자리를 마련해 주는 등 가사노동과 병행하며 독립을 위해 애쓴 엄마, 아내, 며느리이자 주부였던 여성 독립운동가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훈장 하나 받지 못한 채 잠들어있는 그분들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인사이트여성 독립운동가 김마리아 선생 / 국가보훈처


코앞으로 다가온 광복절을 앞두고 우리가 마음속으로 품어야 할 202명의 여성 독립운동가가 새롭게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정부 포상을 받은 독립유공자 1만4천830명 중 여성이 296명으로 2%에 불과한 상황에서 추가로 발굴된 것.


대한민국역사문화원은 오는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여는 제1회 한국여성독립운동가 발굴 학술 심포지엄에서 4개월간 진행한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 작업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6일 배포된 발표문에 따르면 신규 발굴한 여성 독립운동가 중 국내 항일운동에 참여한 사람이 75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학생운동 36명, 3·1운동 35명, 만주 방면 17명, 중국 방면 13명 등이다.


지역별로는 평남 46명, 대구·경북 31명, 부산·경남 27명, 서울·경기 22명, 전남 17명, 평북 13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영화 '암살'


이들 202명 안에는 우당 이회영 선생의 아내 이은숙 여사와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한 김상옥 의사를 숨겨 줬다가 고문을 당한 김 의사의 동생 김아기 여사, 독립운동가 이규풍·이규갑 형제의 어머니 박안라 여사가 이름을 올렸다.


또 만세 시위를 벌이다가 투옥됐던 배화여학교와 수피아여학교를 비롯해 기전여학교 학생들, 만주로 망명해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여성들도 포함됐다.


대한민국역사문화원 이정은 이사장은 "독립운동 세계가 주로 남성 영역인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독립운동이 반세기 이상 희생을 요구하는 긴 기간에 걸쳐 진행됐기에 여성 참여와 지원 없이는 지속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 독립유공자가 15년 전 149명에서 지난해 296명으로 증가했지만 이 숫자는 15년 동안 한 해 평균 10명에도 미치지 못 한다"며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지속적 발굴과 포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은 국가보훈처 용역 사업으로 이뤄졌으며 202명 중 26명은 이번 광복절 유공자 포상 명단에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