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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력 약한 아시안게임 대표팀, 금메달 위해서는 '골 폭격' 필요하다

이번 대표팀은 '방패'보다는 '창', 아니 창을 넘어서 '미사일'에 가까운 스타일이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사상 초유의 관심을 받고 있는 아시안게임 축구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아시안게임은 축구 팬들 외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대회였다.


참가국들의 수준이 상당히 떨어지는 데다 '라이벌' 일본이 매번 힘을 빼고 출전해 한일전의 재미도 떨어진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그런 아시안게임이 이토록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단연 손흥민의 병역 면제 여부 때문이다.


물론 국제 대회가 개인의 영광을 위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또 그래서도 안 된다.


하지만 현재 팬들의 관심이 손흥민의 병역 면제에 쏠려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의 부담감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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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김 감독은 대회 엔트리 발표 직후 선수 선발과 관련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풀백 포지션 대신 스트라이커 황의조를 와일드카드로 발탁한 게 문제였다.


많은 팬들은 황희찬과 손흥민이 있는 상황에서 강행된 황의조의 선발에 의문을 드러냈다.


그러나 김 감독의 구상과 대표팀에서 활용 가능한 선수 자원을 보면 이 같은 선택은 적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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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리그에는 전문 수비 자원이 부족하다. 이번에 선발된 수비수는 황현수와 정태욱, 김민재, 김진야, 조유민, 김문환, 이시영 등 7명이다.


미드필더로 선발된 김건웅이 센터백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8명까지 가용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큰 문제는 취약 수준을 넘어선 측면 수비다. 이번에 선발된 선수 중 전문 측면 수비수는 이시영이 유일하다.


윙 출신인 김진야는 최근 들어 왼쪽 수비수로 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부족하다. 이진현은 아예 공격적인 미드필더 자원이다.


오른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유일한 전문 윙백인 이시영은 올해 프로 데뷔 후 4경기 출전에 그치며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태다.


부산 아이파크의 김문환도 소속팀에서는 우측 윙 포워드를 소화하는 선수로 수비력에 약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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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공격진은 그 어느 대회보다 화려하다. 말이 필요없는 손흥민을 필두로 황희찬과 이승우가 골 사냥에 나선다.


K리그2를 폭격하고 있는 나상호와 J리그 득점 3위 황의조도 충분히 믿을 수 있는 공격수다.


말하자면 이번 대표팀은 '방패'보다는 '창', 아니 창을 넘어서 '미사일'에 가까운 스타일인 것이다.


팀 전체로 봤을 때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특히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하는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단단한 수비가 우승의 필수 요건으로 꼽히기에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 역시 만만하게 봤던 상대들에 역습을 내주며 무너진 경험이 적지 않다.


수비가 불안 요소로 꼽히는 이번 대표팀에게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같은 무실점 우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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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사위는 던져졌고, 선수 명단을 무를 수 없는 상황에서 이제 대표팀에게는 선수단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술이 필요하다.


이런 점을 충분히 알고 있는 김 감독은 3-1-4-2 포메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세 명의 센터백을 두는 3백 전술은 공격 시 좌우 윙백이 공격적으로 전진한다.


밀집 수비로 나설 것이 확실한 상대 팀들을 깨부수기 위해 공격적인 윙백으로 측면을 확실히 공략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다.


문제는 이 전술이 역습에 상당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상대는 우리 측면 수비수가 전진한 뒷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들 게 뻔하다.


그럼에도 현재 선수단 구성에서는 위험을 안더라도 팀의 무게 중심 자체를 앞으로 쏟는 전술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만약 라인을 끌어올린다면 공격수들은 강한 전방 압박을 가하며 역습의 시작을 저지할 필요가 있다.


2선과 3선 미드필더들은 반칙을 적절히 활용해가며 위험 지역 밖에서 상대의 공격을 지연시켜야 한다.


3백 스토퍼들도 위험을 감수하고 더욱 전진해서 수비하는 게 좋을 것이다. 자칫 어설프게 뒤로 물러나 수비하다가는 미드필더들과 간격이 벌어져 오히려 위험한 찬스를 내줄 가능성이 있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김 감독 역시 스토퍼를 더욱 전진시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할 윙백의 뒷공간을 커버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바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수비에서 이처럼 위험 부담을 안고 경기를 해준다면 공격진은 마무리라는 임무를 확실히 수행해야 한다.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에게 먼저 골을 내준 후 경기를 뒤집을 만한 나라가 많지 않기 때문. 한 골만 넣는다면 이후 경기는 우리나라가 여유롭게 풀어갈 확률이 굉장히 높다.


그렇기에 누구를 상대하더라도 경기 초반에 득점이 터진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혹여 선제 실점을 허용하더라도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역전에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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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공격뿐이다. 장단점이 확실하고, 단점을 보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면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다행히 한국에는 손흥민이라는 확실한 킬러가 있다. 다른 공격수들도 아시아에서는 최상위권에 속하는 선수들이다.


과거 한국 대표팀 감독이었던 본프레레는 "3골을 먹히면 4골을 넣어 이기면 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당시 갑론을박을 벌이게 했던 이 발언은 적어도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우리 선수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명언(?)이다.


물러서지 않고, 더욱 공격적으로 상대의 골문을 노린다면 어느새 금메달은 눈앞에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한국 선수들은 충분히 그럴만한 능력을 갖췄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선수들의 세레모니가 수도 없이 나오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