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고층 아파트 난간에서 '맨몸'으로 에어컨 실외기 설치하는 기사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폭염과 함께 에어컨 설치 대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누구보다 덥고 위험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에어컨 설치 기사다. 이들은 에어컨 설치 건수가 급증하면서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목숨을 담보로 일하고 있다.


쉴 틈 없이 밀려오는 설치 건수에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려 안전 장비 없이 작업하거나 서두르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


2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에어컨 설치 기사의 위험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진이 게재됐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게재된 사진에는 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의 고층 아파트에서 설치 기사가 곡예 수준으로 실외기 설치에 열중하고 있다.


특히 안전끈 하나 없이 다리 한쪽을 바깥으로 내밀고 있는 모습은 위험천만한 상황으로 짐작된다. 


해당 게시물을 게재한 누리꾼은 에어컨 기사에게 안전 장비를 제안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그런 거 하면 불편해서 일 못 한다"였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저마다의 경험담을 공유했다. A씨는 "우리 집 이번에 에어컨 설치했는데 기사님 저렇게 하는 거 보고 충격받았다"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다.


B씨는 조금 더 안타까운 경험담을 털어놨다. B씨는 " 내가 사는 곳은 아파트 꼭대기 층이다"며 "설치 기사에게 '조심하세요'라고 했더니 기사분이 '조심하라고 얘기해준 집 처음이다'며 좋아하셨다"는 것.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목숨보다 아까운 건 없다. 제발 안전에 비용과 수고 아끼지 말길", "거치대가 실외기 무게 못 이기면 어쩌려고 안전 장비를 안 하냐" 등의 댓글을 달며 설치 기사들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로 최근 이렇게 에어컨을 설치하다가 사고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안산 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7시 37분께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 10층서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던 인부 윤모(47) 씨가 추락해 숨졌다.


윤 씨는 개인 사업자로 안전 장비 없이 작업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설치 건수를 채우기 위해 맨몸으로 일하는 에어컨 설치 기사들. 이들의 위험한 작업 환경에 우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