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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직후 '성추행' 사건 보고 받고 한국 유니세프 확 뒤엎은 신임 사무총장

내부 비리 폭로 직원 해고와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던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가 그간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 출발을 약속했다.

인사이트이기철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 사무총장 / 사진제공 = 한국 유니세프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내부 비리 폭로 직원 해고와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던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가 그간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 출발을 약속했다.


취임 직후 내부 성추행 사건을 보고 받은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 신임 사무총장은 내부 비리를 폭로했다가 해고된 직원을 복직시키는 등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27일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에 따르면 공개경쟁 채용 절차에 따라 전임 LA총영사를 지낸 이기철 국립외교원 겸임교수를 지난 5월 신임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UN 산하 국제구호단체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 수장을 맡은 이기철 사무총장은 유니세프 본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모금과 아동권리 옹호, 홍보 및 조직 운영 전반을 이끄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인사이트뉴스1


별도의 취임식 없이 바로 업무에 들어간 이기철 사무총장은 그동안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에 제기된 각종 비리의혹을 집중 보도한 인사이트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임 사무총장 때 발생한 일과 관련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바로잡을 것임을 약속했다.


이기철 사무총장은 "전임 간부의 잘못과 반성할 부분이 있었음을 공식적으로 (후원자들에게) 사과드린다"며 "한국 유니세프를 투명하고,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희롱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해고된 직원을 복직하기로 결정했다"며 "전임 간부의 값비싼 비즈니스 항공권 사용 문제와 관련 앞으로 일반권을 이용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내부 비리 폭로 직원의 복직은 고용노동부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당초 입장을 바꾼 것으로 한국 유니세프 내 벌어진 의혹들에 대해 반성하고 있음을 읽혀지는 대목이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한국 유니세프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는 또 해외출장 때 2~3배 비싼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비난 여론이 들끓었던 전임 간부 문제와 관련 가격이 저렴한 항공권을 이용해 후원금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기철 사무총장은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는 후원인들의 자발적인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단체"라며 "어느 다른 단체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가 유니세프 본부와 계약 관계에 있어 이름만 빌려온 독립적인 사단법인이라는 것과 관련해서는 유니세프 본부 담당국장의 공식 서한을 보여주며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기철 사무총장은 "과거 한국 유니세프가 잘못한 것이 있다는 이유로 한국 유니세프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한국에서 유니세프 이름과 로고를 사용하는 유일한 기관"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한국 유니세프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는 전임 간부 성희롱 건과 관련 고용노동부가 내린 과태료 400만원 부과 처분을 이의제기 없이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고용노동부가 부과한 과태료는 후원금이 아닌 재정으로 낼 방침이다. 이기철 사무총장은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인터뷰 내내 과거 잘못을 바로잡을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기철 사무총장 자신도 초등학생 시절 유니세프로부터 받은 빵으로 허기를 달래고 유니세프로부터 받은 학용품으로 공부한 세대였기 때문이다.


이기철 사무총장과 인터뷰를 마칠 때 쯤 본 기자는 다시 한번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를 믿어보기로 했다. 첫째,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는 과거 잘못을 사과하고 피해자들을 복직시키는 등의 책임을 졌다.


인사이트이기철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 사무총장 / 사진제공 = 한국 유니세프


둘째, 사무총장의 일반석 항공권 이용 등 구체적인 개선책을 제시했고 셋째,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이기철 사무총장의 진정성과 진심에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가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보게 됐다.


사실 본 기자는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유니세프에 대한 후원은 중단하지 않았다. 유니세프 후원자로서 안타까움에서 비판 기사를 썼지만 그래도 유니세프를 믿었기 때문이다.


인터뷰가 끝날 때 쯤 이기철 사무총장은 앞으로 변화된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의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언제든지 채찍질을 환영한다고 했다. 그가 한국 유니세프 위원회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기철 사무총장은 "앞으로 40만 후원자님들의 소중한 기부금이 낭비되지 않고 충실하게 사용되도록 더욱 투명하고 합리적이며 효율적으로 사무국을 운영하겠다"며 "세계에서 으뜸가는 유니세프 국가위원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