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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망설이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15조' 베팅한 SK 최태원 회장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인 삼성과 SK그룹이 문재인 대통령의 '투자와 일자리 요청'에 각각 상반된 반응을 보여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장영훈 기자
입력 2018.07.27 12:35

인사이트(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스1, (우)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인 삼성과 SK그룹이 문재인 대통령의 '투자와 일자리 요청'에 각각 상반된 반응을 보여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반도체 공장에 무려 15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SK그룹과 다르게 문 대통령과 직접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아직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


27일 재계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린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이천에 M16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3조~4조원을 투자해 이르면 연내 착공에 들어가고 오는 2020년께 완공 이후에는 장비 입고 등을 위해 15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인사이트최태원(왼쪽 두번째) SK그룹 회장. 사진 제공 = SK하이닉스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은 지난 2015년 이천 M14공장 착공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총 4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청사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창사 이후 최고의 성과를 올리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 26일 올 2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10조3천705억원, 영업이익 5조5천739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로만 보면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도 능가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높다.


인사이트최태원 회장. 사진 제공 =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가 재계에 요청한 일자리 창출과 대규모 투자에 호응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M16공장 추가 건설의 배경에는 그런 메시지가 포함된 것이다.


특히 청와대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대목도 SK그룹의 대규모 투자를 서두르게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저녁 광화문에서 영세자영업자와 상인 등을 만나 맥주 한잔을 하면서 서민들이 느끼는 경제적인 '애로점'을 진지하게 청취했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도 하락하고 민심마저 돌아서는 현실에서 청와대와 경제팀은 그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재계의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사이트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사진 제공 = 청와대


이와 대조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아직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달 초 인도의 삼성전자 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문 대통령은 5분간 면담을 하면서 각별한 '당부'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당시 이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을 축하하며 "인도가 고속 경제성장을 계속하는 데 삼성이 큰 역할을 해줘 고맙다"며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지난 3월 유럽·캐나다, 5월 중국·일본, 6월 홍콩과 일본에 이은 해외 출장이었으나, 언론에 노출된 공개 일정은 처음이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 부회장을 만나 예정에 없던 접견을 5분간 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대규모 투자'를 부탁한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스1


대통령이 직접 재계 총수에게 나라 경제를 살려달라고 당부한 것이기에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도 어떤 방식으로도 '화답'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부회장이 문 대통령을 만난지 벌써 2주 이상이 지났는데 삼성 측은 공식적으로 고용과 투자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명쾌하게 해답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이재용 부회장이 마주한 '현실'에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확정 판결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 측에서도 무언가 '보따리'를 풀어놓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이 부회장보다는 문 대통령 쪽에서 더 아쉬운 게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삼성전자


실제로 삼성의 투자 및 고용 계획이 나오지 않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나서고 있는 모양세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음달 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김 부총리는 최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8월초 삼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삼성과의 만남에서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을 만나 혁신성장과 고용 창출을 위한 삼성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이 지난달 인도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부했던 일자리 확대와 투자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SK는 물론이고 다른 대기업들도 크고 작은 투자계획과 고용 방안을 발표하고 있는 상황인 탓에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도 최소한 '성의 표시'는 해야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