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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가 낮게 날면, 종소리가 잘 들리면…비 온다”

기상 레이더와 위성 등 첨단과학으로 무장한 요즘에도 식물과 동물 등의 민감한 움직임을 포착, 관측 지표로 활용하기도 한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요즘처럼 쉽게 일기예보를 접할 수 없던 때에는 하늘과 바람의 기운이나 동물의 움직임을 보고 날씨를 내다보곤 했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 레이더와 위성 등 첨단과학으로 무장한 요즘에도 식물과 동물 등의 민감한 움직임을 포착, 관측 지표로 활용하기도 한다.

 

원시적인 속설로만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제법 과학적 근거를 갖췄다는 게 과학계의 평가다.

 

◇ "이럴 때 비가 온다"…제비, 개미를 봐라 = 봄의 전령사인 제비는 평소에는 하늘 높이 날지만 지표면 위를 아슬아슬하게 스치듯 날 때가 있는데, 옛사람들은 이를 곧 비가 내린다는 신호로 여겼다.

 

비가 오기 전에는 저기압이 접근함에 따라 대기 중 습도가 증가한다. 습도 때문에 곤충들이 날개가 무거워져 낮게 날고, 제비도 먹이를 따라 저공비행을 한다는 것이다.

 

'개미가 긴 행렬을 이루면 비가 온다'고도 했다. 개미는 기압이나 습도 등 기상변화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가 오기 전 습기가 많아지면 지표면의 증발산량이 줄어들어 토양 속의 수분은 늘어난다. 개미의 긴 행렬은 습기를 싫어하는 개미가 집 안에 있던 식량과 알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멀리서 오는 종소리가 유난히 잘 들릴 때에도 곧 비가 올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 역시 습도 때문이다. 습한 공기는 건조한 공기보다 소리를 잘 흡수하지 않아 습도가 높은 날 소리가 잘 전파된다.

 

옛 어른들이 기차 기적소리가 똑똑히 들린다거나 골목길 아이들 뛰노는 소리가 잘 들리면 비가 온다고 여겼던 것도 이와 같은 원리다.

 

지구 반대편 런던 시민들도 빅벤의 종소리를 듣고 날씨를 내다봤다고 한다.

 

◇ "장독 깨는 봄추위…설늙은이 얼어 죽는다" = 건조함이 극심한 봄에 내리는 비는 대개 '단비'다.

 

봄에 비가 충분히 오면 밭작물의 생육이 좋아지고 모심기도 잘되기 때문에 풍년의 신호로 여겨졌다. 그래서 '봄비는 쌀비'라 했고, 풍년으로 살림이 헤퍼진다고 해 '봄비가 많이 오면 아낙네 손이 커진다'고도 했다.

 

봄날씨는 변덕도 심하다. 북서쪽의 찬 대륙 고기압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나타나는 꽃샘추위의 고약함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꽃샘추위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 '봄추위가 장독 깬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러나 추위가 오래가지는 않아 '봄추위와 늙은이 근력은 오래가지 못한다'고도 했다.

 

올해 꽃샘추위도 아직 물러가지 않았다.  

 

22일 낮부터는 기온이 다시 내려가 23∼24일 중부 일부 내륙 지방의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다시 추워질 전망이다.

 

그러나 역시 이번 추위도 오래가지는 않아 25일부터는 다시 평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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