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4일(토)

현대차 노조 파업 막으니까 이번엔 기아차 노조가 파업 투표 실시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최근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협상에 잠정 합의한 상황에서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단체 협상과 연계한 파업 여부를 묻는 조합원 투표에 들어간다.


지난 2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에 따르면 소하·화성·광주·정비·판매 등 5개 지회가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부재자 투표는 5개 지회에서 23일 시작됐다.


기아차 노조는 최근 사측과 4차례 올해 임단협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지난 12일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어 16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쟁의조정 신청을 결의한 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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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임금 협상에서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5.1%(약 11만6천원) 인상, 지난해 영업 이익의 30%와 표준 생계비 부족분의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다.


단체 협상에서는 상여금 통상 임금 적용, 연간 복지 포인트 30만원 인상, 사회 공헌 기금 출연,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철회 등을 제안했다.


사측은 아직까지 별다른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은 가운데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는 25일 밤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투표 결과와 무관하게 협상을 진행할 여지는 남아 있다"면서 "사측과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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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현대자동차 노사는 8년 만에 처음으로 하계 휴가 이전에 임금 협상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조는 오는 26일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노조 조합원들이 찬반 투표에서 잠정 합의안을 수용할 경우 파업 피해 규모는 지난 2011년 무파업 이후 가장 적은 2,502억원(1만1,487대 생산 차질)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현대차 노사가 위기 극복에 중점을 둔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아차 노조도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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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요구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증가하고 있고 또 회사의 위기를 외면하는 이기적인 행태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노사 합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기아차 노조에게는 분명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서 "기아차 노조가 여론을 의식한다면 노사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현대차는 수출·내수 부진이 3년째 이어지면서 2011년 10%대였던 영업 이익률이 지난 1분기 3%까지 추락했다.


또 최근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움직임 등 급속도로 악화되는 수출 환경에 저절로 울상이 되었는데, 이번 잠정 합의로 조금이나마 숨통을 트일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