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직접 목격하고 울컥해 일제에 저항하기 시작한 일본인 여성

인사이트영화 '박열'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조선 독립 만세! 조선 독립 만세!"


99년 전, 조선팔도가 뜨겁게 들끓던 날이 있었다. 그날은 3월 1일. 역사는 그날을 '3.1절'이라고 기록했다.


수백만이 세상이 떠나가라는 듯한 큰 목소리로 독립을 외치며 억압된 한을 쏟아내고 있을 때, 이를 바라보던 16세 일본인 소녀는 가슴 속에서 무언가가 끓어 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소녀는 3.1 운동에 참여한 조선인들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처량한 처지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가 바로 영화 '박열'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일본 여성 '가네코 후미코'다.


인사이트영화 '박열'


어린 시절 가네코는 불행했다. 부모님 서로 자신을 키우길 거부해 출생 신고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서로 다른 연인을 만나 바람을 피웠고, 대신해서 가네코를 키워줄 사람이 없자 어머니는 조선에 있던 고모 집에 그녀를 보내버렸다. 


낯선 사람들로 가득한 곳인 조선으로 건너왔을 때, 그녀의 나이 9세였다. 조선에서도 부모로부터 버려진 그녀를 반기는 사람은 없었다.


고모와 함께 살았던 가네코의 할머니는 그녀를 모질게 학대했고 가네코는 오로지 살기 위해, 그 학대와 외로움을 견뎌내야만 했다. 


인사이트한국학중앙연구원


그러던 중 1919년에 3.1운동이 일어났다. 가네코의 눈에는 거리로 뛰쳐나와 "조선 독립 만세"를 외치던 사람들이 들어왔다.


울분에 찬 그들의 목소리, 그 목소리는 분명 억압 속에서의 분노를 표출하는 것과 같았다. 


그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버려져 온갖 학대를 견뎌야 했던 가네코 자신과 너무나 비슷했다. 


그렇게 조선인들의 독립에 대한 의지와 마음을 알게 된 가네코는 커다란 뜻을 품고 일본으로 돌아가게 된다. 


인사이트영화 '박열'


일본으로 돌아온 가네코는 공부에 열중했다. 부족한 비용은 신문 배달, 어묵집 점원 등으로 일하면서 충당했다. 


이때 여러 사람과 만나며 교류했고, 그중에는 조선인 아나키스트들도 있었다. 


그렇게 아나키스트 박열과 만나게 된 후미코는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됐고, 그와 함께 일제의 폭력과 무자비함을 비판하고 저항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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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영화 '박열'


결국 남편 박열을 따라 감옥에 들어간 가네코. 지난날을 생각하면 남편과 같은 이유로 같은 감옥에 있다는 것이 그녀를 행복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감옥에서도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 둘은 옥중에서 혼인하게 되었고, 박열의 호적에 들어가게 된 후미코는 조선인이 되었다.


가네코는 결국 1923년 오늘(23일) 차디찬 감옥에서 생을 마감했다. 현재 그녀는 지금 경상북도 문경에서 조선인 남편 박열과 함께 잠들어 있다. 


비록 일본인이었지만, 독립에 대한 열망과 일제를 향한 저항심은 어느 조선인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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