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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에 부모에 버림받고 수녀원에서 바느질 배워 패션계 역사 쓴 '명품 브랜드' 창시자

20세기 혁신적인 패션으로 '새로운 여성성'을 만들어낸 프랑스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의 인생 이야기를 살펴본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이전의 삶이 행복하지 않아서 내 인생을 창조했다" 


가브리엘 샤넬은 1883년 프랑스 남부 소뮈르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12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는 샤넬을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에 맡기고 홀연히 떠났다. 


샤넬은 그곳에서 바느질을 배우면서 금욕주의, 블랙 앤 화이트 컬러의 수녀복, 형형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 등을 자연스럽게 접했다. 


성인이 돼 수도원을 나오고 나서는 낮에는 봉제회사에 다니고 밤에는 카바레에서 노래를 불렀다. 우리에게 익숙한 '코코(Coco)'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이때였다. 


훗날 샤넬은 코코에서 두 개의 C를 대칭시켜 그 유명한 샤넬 로고를 만든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1910년 샤넬은 후원자 아서 에드워드 카펠의 도움으로 '샤넬 모드'라는 모자 가게를 열었다. 


그는 화려한 장식이 주렁주렁 달린 기존의 모자에서 거추장스러운 것을 모두 제거하고 심플하고 가벼운, 당시로서는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모자를 만들어 상류층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1918년에는 파리 패션의 중심지였던 깡봉가 31번지에 부티크를 내면서 본격적으로 대외적 영향력을 넓혀나갔다. 


시대적 타이밍도 잘 맞았다. 당시는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으로, 전쟁터로 나간 남성들을 대신해 여성들이 노동을 해야 하는 때였다. 


여성들이 장식이 많은 기존 의복 스타일에 불편함을 느끼던 와중에 샤넬은 심플하고 직선적인 라인, 실용적인 옷감 등으로 여성의 실루엣을 완전히 바꿔놨다. 


드레스를 짧게 만들고 발목과 손목을 드러냈으며, 허리를 옥죄던 코르셋을 벗어던지고 남성 속옷에 사용되던 얇고 가벼운 저지 천을 투피스에 활용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1926년 샤넬은 최초로 검은색으로만 이루어진 '리틀 블랙 드레스'를 발표했다. 상복에나 사용되던 여성의 검은 의상을 일반 옷에 도입해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가치를 높인 것이다. 


처음엔 큰 충격을 받았던 프랑스인들은 이내 이 파격적인 검은 드레스에 푹 빠지고 만다. 


샤넬은 어디에서나 당당했다. 마른 몸매와 짧게 친 머리가 그녀만의 개성이었다. 그는 늘 자신이 디자인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착용하도 대중과 언론 앞에 서는 적극성을 보였다. 


디자이너로서 상당한 명성과 부를 거머쥐는 것은 물론, 사회적 유명인사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그야말로 '전성기'를 보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끝을 모르고 영역을 넓혀가던 샤넬의 패션 사업은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파리가 나치의 손에 넘어간 상황에서 그가 독일군 장교와 사랑에 빠진 것이다. 프랑스는 그가 나치와 적극 협력했다며 배신자로 몰았고, 샤넬은 이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스위스로 망명했다. 


시간이 한참 흐른 1954년, 그는 71세의 나이로 프랑스로 돌아와 패션계에 복귀하려 했으나 조국은 여전히 그녀를 매국노라고 손가락질했다. 크리스찬 디올 등 샤넬과 어깨를 견주는 쟁쟁한 경쟁자도 몇몇 생겨났다. 


파리에서는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여성들의 사회 진출과 맞물려 새롭게 샤넬 붐이 일었다. 그 결과 1957년 '패션 오스카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인사이트샤넬


끝까지 프랑스의 환대는 받지 못했던 그는 1971년 1월 10일, 파리의 리츠 호텔에서 컬렉션을 준비하던 중 8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리츠 호텔은 지금까지도 샤넬이 머물렀던 방을 '코코 샤넬 스위트룸'이라고 명명하며 그녀를 기리고 있다. 


어린 시절은 불우했으나 천재적인 감각과 당당함으로 '새로운 여성성'을 만들어낸 샤넬. 


비록 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샤넬이 만든 혁신적인 패션 스타일은 수십, 수백 년이 지나도 쭉 기억될 것이다. 


인사이트샤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