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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

영화 '1987'에서 재조명한 이 대사를 직접 읊어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던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이 사망했다.

9일 한국일보는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기자회견을 했다가 전 국민적인 공분을 샀던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이 7일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그의 나이 향년 85세였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이) 사건 이후 경찰 내부에서도 행방을 알지 못할 정도로 사실상 은둔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영화 '1987'

보도에 따르면 강 전 본부장은 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7년 1월 14일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이었던 박종철씨가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조사를 받다가 수사관들에게 물고문을 받고 사망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핵심 인물이다.

당시 강 전 본부장은 박종철씨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전국 각지에서 집회가 잇따르자 사건 확산을 막기 위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러나 강 전 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박씨가)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언론, 의학, 종교계의 끈질긴 노력으로 진상이 밝혀지며 강씨는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됐고, 대법원은 강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내렸다. 

영화 '1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