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보자마자 무릎 꿇고 사죄한 옛 일본군 노인
옛 일본군이었던 백발노인은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의 충격적인 증언에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질렀다"며 깊이 사죄했다.
[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옛 일본군 노인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에게 사죄를 하는 장면이 최근 재조명받고 있다.
이는 지난 2015년 광복 70주년 특집으로 방영된 SBS '최후의 심판' 속 한 장면으로 해당 방송에서는 '위안부' 참상을 알게 된 일본군 출신 노인이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의 만남이 그려졌다.
이제는 백발노인이 된 일본군 출신 '야스다 유로'는 젊은 시절 중국 최전방에서 3년을 생활하며 수많은 위안부를 봤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이 강제로 끌려왔다는 걸 얘기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전쟁에 나가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운 마당에 성노예가 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는 야스다 유로.
그랬던 그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된 건 일본이 저지른 전쟁의 참상이 담긴 사진전을 보고 난 뒤 부터였다.
마음 속 무거운 짐을 갖게 된 야스다 유로는 위안부 피해자들과 직접 만나기를 바랐고, 그런 그에게 이옥선 할머니가 찾아왔다.
어쩌면 그가 목격했던 위안부 중 한 명이었을 이옥선 할머니는 당시 열네 살, 아무것도 모른 채 낯선 중국 땅으로 끌려왔다.
꽃보다 예뻤던 어린 소녀는 '토미코'라는 이름으로 강제로 끌려온 그곳에서 위안부 생활을 해야 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하루에 시간이 스물 네 시간인데 열네 살짜리에게 하루에 군인을 40명, 50명씩 상대하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할머니의 충격적인 증언에 말문이 막혀버린 야스다 유로는 한참만에 겨우 입을 열고 "정말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사죄했다.
이를 본 이옥선 할머니는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정부가 나쁘다. 사람이 나쁘지 않다"며 오히려 그를 따뜻하게 다독였다.
미울법도 한데 도리어 자신을 감싸주는 이옥선 할머니의 행동에 위안부 할아버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깍지를 낀 채 가만히 서있을 뿐이었다.
잠시 후 이옥선 할머니는 야스다 유로에게 악수를 청했고 그는 할머니의 두 손을 꽉 잡았다.
이옥선 할머니가 아무 말 없이 건넨 그 악수 속에는 우리가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의미가 담겨있지 않았을까.
한편 이옥선 할머니는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매주 참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