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울산 강동파출소 이영희 경위
[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너희 엄마 죽기 전에 너 많이 보고 싶어 했어…"
수십 년 만에 만난 조카는 장성해있었고, 중년을 넘긴 이모는 그런 조카를 어렵지 않게 알아봤다.
지난달 25일 울산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는 한 경찰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공개된 글에 따르면 울산 정자활어센터에서 장사를 하는 김모(60) 씨는 지난 5월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막내 여동생을 잃었다.
평소 자신에게 많이 의지했던 여동생. 갑작스러운 비보에 언니는 큰 슬픔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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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언니 김 씨의 머릿속에 불현듯 한가지 생각이 찾아왔다.
여동생이 살아생전 매일같이 말하던, 단 하나의 소원.
바로 26년 전 이혼하면서 남편 손에 딸려 보낸 아들의 얼굴을 보고 싶다며 여동생은 살아생전 입버릇처럼 말했었다.
항상 아들의 사진을 들고 다니다가 사무치게 보고 싶은 날에는 정신없이 일에 몰두하며 긴긴 세월을 견뎠던 여동생.
김 씨는 지금이라도 여동생의 한을 풀어주고 싶었지만, 사실 막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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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도 많이 흘렀고, 법적으로 남이 된 조카의 흔적을 찾는 일이란 쉽지 않았다.
이때 순찰 중 김 씨의 사연을 듣게 된 울산 강동파출소 이영희(56) 경위가 손을 내밀었다.
이 경위는 김 씨 여동생의 전남편 고향과 연고지 등을 수소문해 조카를 찾는 일에 힘을 보탰다.
간절한 마음이 통한 것일까.
이 경위가 나선 지 3주 만에 조카 정모(32) 씨가 서울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 제공 = 울산 강동파출소 이영희 경위
지난 6월 19일. 그렇게 조카와 이모는 26년 만에 재회했다. 정씨 엄마의 49재에서 였다.
이 모든 일이 이뤄질 수 있게 만든 이 경위는 이렇게 전했다.
"특별하게 마음 먹고 한건 아니다. 내용 듣고 가슴이 아팠다. 안타까운 마음이 드니까 알아보게 되더라"
한 경찰의 진심이 26년 만에 가족을 찾게되는 기적을 만든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