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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 왜 안 줘” 전 시어머니 살해한 40대 영장

이혼 후 5년간 양육비를 주지 않은데 불만을 품은 40대 여성이 전 시어머니를 목졸라 살해했다.


 

(예천=연합뉴스) 이덕기 손대성 기자 = 이혼후 5년간 양육비를 주지 않은데 불만을 품은 40대 여성이 전 시어머니를 목졸라 살해했다가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김모(44)씨는 1992년 남편(48)과 결혼해 딸과 아들을 뒀다.

 

그러나 결혼 초기부터 폭력에 시달리면서 자주 싸워 1998년께 별거한 뒤 그동안 홀로 두 아이를 키웠다.

 

전 남편은 2010년 법적으로 이혼하고서 매달 80만원의 양육비를 보내주기로 했지만 보내주지 않았다. 김씨는 전 남편이 서울에서 막노동한다는 소식만 들었을 뿐이다.

 

그녀는 한부모 가정의 월 생계비 70만원을 자치단체로부터 받아 영구임대아파트에 살았지만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다.

 

전 시어머니(80)에게 생활비를 보태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전 시어머니는 심지어 "키우기 어려우면 애들을 고아원으로 보내라"며 외면했다.

 

우울증 약을 복용하던 김씨는 친척 명의의 승용차를 몰고 지난 13일 새벽 3시45분께 경북 예천의 전 시어머니 집에 도착했다.

 

물에 젖은 휴지로 차량 번호판을 가렸다.

 

홀로 사는 전 시어머니는 김씨가 "얘기하러 왔다"고 하자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김씨는 집에 불도 켜지 않은 상태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그녀는 이불로 전 시어머니를 덮은 뒤 미리 준비해 간 테이프로 묶고 20분간 눌러 숨을 못 쉬게 해 살해했다. 

 

차에 실어둔 락스 1ℓ를 가져와 전 시어머니 얼굴과 다리에 뿌리기도 했다. 전 시어머니 얼굴에는 락스에 살갗이 헐어 문드러진 자국까지 남았다.

 

김씨는 곧바로 자신의 주거지로 돌아갔다가 수사에 나선 경찰에 14일 오후 붙잡혔다.

 

처음엔 범행을 부인하던 김씨는 하룻밤이 지난 15일에서야 범행을 시인했다.

 

김씨는 "락스는 집에 쓰려고 며칠 전에 사놓은 것이고 테이프는 자동차에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비치해둔 것으로 죽이려고 준비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천경찰서는 번호판을 가린 점이나 테이프와 락스를 준비한 점으로 미뤄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실질심사는 16일 열린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여러 병원을 돌며 10여개의 우울증 관련 약을 복용하고 있다"며 "처음엔 제대로 진술하지 않다가 현재는 많이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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