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죽은 남편과 살던 옛집 찾아 떠난 할머니 (사진)

via 부산경찰 /Facebook 

 

"매일 술로 보내는 아들들에 지쳤습니다"

 

할머니는 고단한 삶 속에서 옛날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배낭 하나를 짊어지고 길을 나섰다.

 

16일 부산 경찰은 공식 페이스북에 죽은 남편과 살던 옛집을 찾아 떠난 할머니의 가슴 뭉클한 사연을 게재했다.

 

지팡이를 짚어야 할 정도로 연로한 할머니는 하루하루를 술로 보내는 아들들의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었다.

 

그러다 문득 세상을 떠난 남편과 살던 집이 그리워졌다. 신혼의 단꿈에 젖어 도란도란 살던 그 집이 말이다. 

 

수정동에 위치한 옛날 집을 보기 위해 할머니는 배낭 하나 짊어 메고 무작정 길을 나섰다. 

 

하지만 할머니가 살았던 수정동은 흘러간 세월만큼이나 변했기에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한참을 헤매던 할머니는 근처 자성대파출소 앞 벤치에 앉아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때 할머니를 발견한 심보라 순경이 옆자리에 앉아 사연을 물었다. 마치 손녀딸같이 살갑게 행동하는 심 순경의 모습에 할머니는 고마움의 눈물을 보였다.

 

그 모습에 심 순경은 두 손 꼭 붙들고 "할머니, 오늘은 제가 댁으로 모시고 다음번에 저랑 옛날 집같이 찾아가봐요"라고 말했다.

 

이후 심 순경은 할머니의 가방을 훌렁 둘러메고 팔짱을 끼고 걸어나갔다. 이후 부산경찰에 의하면 심 순경은 할머니 댁의 방문 순찰을 시작하게 됐다.

 

마음씨 고운 심 순경과 할머니에 사연은 부산경찰 측은 물론 선배 경찰관들 또한 매운 대견해했다는 후문이다. 

 

정시원 기자 siw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