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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딸의 부탁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손주를 데리러 온 할아버지가 다른 아이를 손주로 착각하고 데려가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27일 전남 광양경찰서는 78살인 최모 할아버지를 광양시 중동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두 살배기 아이를 납치한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최 할아버지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외손주를 데리러 갔다가 다른 아이를 착각해 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할아버지가 딸의 집으로 데려왔던 아이는 외손주와 이름이 흡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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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교사가 외손주를 찾는 할아버지에게 보호자 확인 없이 이름이 비슷한 아이를 의심 없이 넘겨준 것이다.
또 가족들조차 몰랐지만 최 할아버지는 치매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블랙박스를 통해 공개된 최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짚은 손에 손주로 착각한 아이의 노란 가방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할아버지는 다른 한 손으로 두 살배기 아이의 손을 살포시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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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또한 거동이 불편한데도 차가 다니는 도로변에서 아이가 다치진 않을까 꼭 잡은 손을 놓지 않은 할아버지의 모습은 손주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최 할아버지를 따라와 한 시간가량 남의 집에 머물렀던 아이 또한 울거나 거부하지 않고 잘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할아버지는 아들이 사라진 것을 안 부모의 신고로 1시간 만에 집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보호자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아이를 보내준 어린이집 교사의 잘못이 크지만 딱히 적용할 수 있는 혐의가 없어 최 할아버지만 입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