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사라졌다던 '안아키' 카페는 이름만 바꾼 채 운영되고 있었다

인사이트'안아키' 홈페이지


[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폐쇄됐다던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카페가 이름을 바꿔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한의사 김효진 원장이 지난 2013년 10월 개설한 '안아키' 카페는 극단적인 자연 치유법을 공유해 논란이 되면서 지난해 5월 폐쇄를 결정했다.


그러나 폐쇄한다던 '안아키' 카페는 한 달 뒤 '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로 이름을 바꿔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새롭게 개설된 '안아키' 카페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회원 수가 5,300명이 넘고 아픈 아이들 의료 상담과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는 것.


카페 내에서는 이전과 똑같이 아토피 상처에 햇볕을 쬐라거나 두드러기가 나면 숯가루를 먹이라는 자연주의식 치료법이 공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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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8시뉴스 '생생리포트'


진료는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회원이 아픈 아이의 사진을 올리면 운영자인 김 원장이 치료법을 알려주는 식이다.


김 원장이 의료상담을 진행하는 카페 게시판에는 1천여개가 넘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앞서 '안아키' 카페는 2017년 4월 '아동학대' 논란으로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고통스러워함에도 불구하고 자연 치유법만을 고수했기 때문.


수두에 걸린 어린이와 함께 놀게 하는 '수두 파티'나 화상을 입은 아이에게 온찜질을 시키는 등의 근거 없는 의료 행위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회 화두로 떠올랐다.


결국 보건복지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대한한의사협회도 A씨 행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뒤 윤리위원회에 회부,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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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새로 개설된 '안아키' 카페가 여전히 성황을 이루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실효성 있는 방안은 없는 상태다. 비대면·면허 밖 의료가 이뤄지는 카페를 폐쇄할 마땅한 권한이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측은 카페에서 면허 밖의 의료행위를 벌이는 김 원장의 한의사 면허를 정지하겠다고 사전 통지했지만 김씨의 항의로 보류된 상황이다.


대한한의사협회 역시 과징금 부과 등 징계를 논의 중이지만 협회 차원에서 김씨나 카페를 직접 제재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원장은 여전히 자신의 치유법이 틀리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는 카페 공지글을 통해 "'안아키'의 치료법은 일부 아이에게 꼭 맞는 치료법으로 정부나 의료 시스템이 하지 못하는 소수에 대한 관심과 배려"라며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