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정작 미국인은 모르는데 '한국 학생들'만 해석 가능한 영어 문장

정작 원어민인 영국인, 미국인보다도 문법을 잘하게 된다. 때로는 필요 이상으로 문장을 인수분해하기도 한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이 문장은 It for to 구문으로, for는 의미상 주어를 뜻하며 가주어와 진주어를 블라블라..."


아 눈이 감긴다. 또 영어 시간이다. 5교시에 영어 시간이 걸리면 헬파티가 시작된다.


안 그래도 졸린데 점심을 먹고 나니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다.


한국 학생들은 언제나 '영어 스트레스'를 받는다. 초등학교, 아니 요즘은 유아기 때부터 시작해 대학 졸업 후 토익 시험 준비까지.


언제나 영어를 배운다. 그러면서 언제나 '문법' 위주로 영어를 해석한다.


인사이트(좌) gettyimagesbank, (우) Facebook '공부자극'


문법만 죽어라 공부하고 나면 문법의 달인이 되기 마련이다(물론 회화는 포기).


그러다 보니 정작 원어민인 영국인, 미국인보다도 문법을 잘하게 된다. 때로는 필요 이상으로 문장을 인수분해하기도.


여기 그 전형을 보여주는 문장이 있다. 다음 문장을 잘 살펴보자.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하나같이 버팔로(Buffalo)라는 단어만 보이지만 위 문장은 문법적으로 올바른 문장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영재발굴단'


뭐라고?! 아니, 단어만 8개 나열해놓은 줄 알았는데 올바른 문장이라니.


자, 이제부터 친절하게 설명해주겠다. 학교에서 배운 문법을 잘 떠올리면서 따라오길 바란다. 크게 나누면 문장을 세 덩어리로 나눌 수 있다.


Buffalo buffalo / Buffalo buffalo buffalo // buffalo Buffalo buffalo


이제 Buffalo라는 단어의 쓰임새를 알아보자. 'Buffalo'의 1번 뜻은 뉴욕주 버팔로 시를 일컫는 지명이자 고유명사다.


2번 뜻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들소 버팔로를 뜻한다. 3번 뜻은 동사로 쓰였는데 누군가를 '괴롭히다, 위협하다'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이를 바탕으로 문장을 쪼개보겠다. 쓰임새에 따라 1번 뜻은 굵은 글씨, 2번 뜻은 밑줄, 3번 뜻은 가운뎃줄로 구분했다.


인사이트진짜 버팔로 / 위키백과


Buffalo buffalo / Buffalo buffalo buffalo // buffalo Buffalo buffalo


휴, 숨이 차다. 여기서 보면 처음에 나온 'Buffalo buffalo'가 주어이며, 3번째부터 5번째까지의 Buffalo buffalo buffalo는 주어를 수식해주는 절이다.


이어 6번째가 문장 전체의 동사로 쓰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문장 전체의 주어는 '버팔로 지역의 버팔로가 괴롭히는 버팔로 지역의 버팔로는'이다. 뒤에는 '버팔로 지역의 버팔로를 괴롭힌다'로 빠진다.


이것을 하나로 합치면 '버팔로 지역의 버팔로가 괴롭히는 버팔로 지역의 버팔로는 버팔로 지역의 버팔로를 괴롭힌다'라는 뜻이다.


쉽게 말하면 버팔로 지역에 사는 버팔로 세 무리 A, B, C의 권력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인사이트뉴욕주 버팔로시 / gettyimagesKorea


이 심오하고 난해한 문장은 지난 1972년 미국 뉴욕 주립 대학교 버팔로 캠퍼스의 윌리엄 J. 래퍼포트 교수가 고안했다.


윌리엄 교수는 영어 문법적 해석의 복잡한 예시를 'Buffalo'라는 단어 하나를 사용해 만든 것이다.


다만 미국인들은 영어가 말이자 일상생활이다. 문장을 문법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도대체 무슨 문장인지 모른다.


반대로 한국인들에게는 영어가 학문이다. 특히나 주입식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문법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문장이다. 어떻게든 해석하려고 기를 쓴다.


어찌 보면 한국식 영어 교육의 씁쓸한 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