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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10분짜리였던 실패로 끝난 신태용 감독의 '김신욱 트릭'

높은 평균 신장을 활용해 '키 높이 축구'를 하는 스웨덴을 막기 위해 신장 197cm 김신욱을 선발로 내세운 신태용 감독의 '트릭'은 실패로 끝났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신태용 감독은 분명 스웨덴 전을 앞두고 "철저한 준비를 했고 또 상대를 놀라게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준비는 10분짜리였고, 유효 슈팅 0-15(슈팅 5-15) 그리고 0-1 패배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놀람'이 우리 국민들의 몫이 되는 순간이었다.


높은 평균 신장을 활용해 '키 높이 축구'를 하는 스웨덴을 막기 위해 신장 197cm 김신욱을 선발로 내세운 '트릭'도 실패로 끝났다.


이 같은 경기 결과는 신 감독이 자신한 트릭이 스웨덴이 아닌 우리 국민들을 속이기 위한 것이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결과였다.


인사이트뉴스1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현지 시간)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후반 20분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이날 신 감독은 '깜짝 전술'을 들고 나왔다. 지금까지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4-3-3 포메이션을 구사한 것이다.


분명 허를 찌르는 전술이었다. 신 감독은 그동안 투톱 전술을 주 전술로 이용했고 이 때문에 스웨덴 전에서도 손흥민·황희찬의 투톱이 예상됐다.


인사이트뉴스1


그런데 그는 '트릭'을 써 김신욱을 중심으로 한 쓰리톱(손흥민·김신욱·황희찬)을 내세웠고, 경기 초반 강력한 전방 압박을 앞세워 70%에 육박하는 볼 점유율 등 전체적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예상치 못한 전술에 스웨덴 선수들은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의 쓰리톱에 좌우 측면이 흔들리자 우왕좌왕했고, 우리의 공격을 막는다고 하프라인을 좀처럼 넘어오지 못했다. 무언가 만들어질 것 같은, 터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인사이트


인사이트KBS2


이 분위기는 10분 이상 가지 못했다. 스웨덴이 빠르게 대표팀 전술에 대응하면서 나머지 80분가량을 자신들의 흐름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결국 대표팀은 몇몇 장면 외에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경기는 유효 슈팅 '0', 0-1 패배라는 쓰라린 결과를 안는 것으로 끝이 났다.


승리를 목표로 했던 스웨덴을 잡지 못하면서 신 감독의 트릭은 결과적으로 실패가 됐다. 특히 트릭의 핵심 선수였던 김신욱 카드는 비장이 아닌 최악의 카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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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신욱은 경기 초반 전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며 '높은' 스웨덴 수비진을 뚫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근데 문제는 이게 전부였다는 것이다. 


그의 머리로 연결되는 패스는 정확도가 떨어졌고, 김신욱의 높이를 활용한 공격 루트가 막히자 좌우 측면에 위치한 손흥민과 황희찬은 공격은커녕 수비만 하다 경기를 끝냈다. 히딩크 전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 혹평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경기 전까지 손흥민과 황희찬의 공격력을 칭찬했으나 경기 후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손흥민이 보이지 않는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톱클래스 공격수를 윙백으로 쓴 건 이해할 수 없는 전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격진에 재능 있는 선수가 있지만 수비가 문제"라며 "경기가 진행될수록 수비가 무너진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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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은 또 김신욱이 공수 세트피스 시 유용한 카드라고 생각했겠지만 스웨덴의 파워와 높이에 막히면서 아무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스웨덴의 높이만 걱정하다가 많은 것을 잃은 것이다.


그동안 한 번도 가동하지 않았던 4-3-3 포메이션을 꺼내든 것도 패착 요인이다.


신 감독은 평소 4-4-2나 3-5-2 포메이션을 즐겨 썼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공격을 책임졌고, 롱볼 플레이보다 저돌적인 돌파와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가 중요시됐다.


스웨덴의 '허를 찌르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힌 신 감독은 이를 간과했다. 트릭을 위해 4-3-3 포메이션을 내세웠다가 우리가 잘하는 기동력과 스피드를 잃었다.


스스로도 익숙하지 않은 전술을 꺼내들었으니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건 만무했던 것이다.


인사이트뉴스1


따라서 신 감독은 스웨덴 전 트릭의 실패를 인정하고 2차전인 멕시코 전을 준비해야 하겠다.


1차전에서 독일을 꺾는 이변을 연출한 멕시코는 탄탄한 조직력과 안정적인 게임 운영을 자랑하며, 속공 플레이도 대단히 뛰어나다. 쉽게 말해 '허를 찌르는 전술'로는 상대하기 어렵다.


선수들의 장점인 기동력과 스피드를 제대로 살려주는 '맞는 옷'이 필요하다. 또한 '에이스'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확실한 답도 찾아야 하겠다.


앞선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시험만 해봤던 전술을 월드컵에서 사용하는 것은 이번 스웨덴 전처럼 '독'으로 작용한다. 트릭은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스스로의 발목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KBS2


이날 우리 선수들은 분명 최선을 다해 뛰었다. 선수들의 뛴 거리 103.14km(스웨덴은 101.72km)가 이를 증명한다. 


선수들은 실점하지 않기 위해 놀라운 투혼을 보여줬고, 조현우, 손흥민, 김영권, 황희찬 등은 명성에 걸맞게 번뜩이는 모습을 여러 번 보여줬다.


특히 골키퍼 조현우는 깜짝 ‘선방쇼’를 펼치며 영국 BBC 선정 'MOM(Man of the Match)'에 등극하기도 했다.


인사이트뉴스1


이처럼 선수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희생하면서 경기에 임했다. 결과가 0-1로 끝나 아쉽긴 하지만 국민들이 마구잡이로 비판하지 않는 이유다.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 뛸 수 있는 전술, 즉 완성도 높은 맞춤형 전술이 준비된다면 대표팀은 분명 남은 두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축구가 가장 잘했던 '정공법'으로 멕시코와 독일을 상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4일 더 힘든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멕시코 전에서 신 감독이 스웨덴 전 패배를 교훈 삼아 어떤 전술로 나올지, 또 예전과 같은 날카로운 모습으로 나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