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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 되팔아 짭짤한 수입…신종알바 ‘리셀러’

한정판을 되팔아 짭짭한 수입을 올리는 신종 알바 ‘리셀러’ 등장, 돈만 받고 잠적하는 인터넷 거래 사기 기승


모나미 한정판 153 시리즈 볼펜, 스타벅스 텀블러, 뉴발란스 체리블라썸 운동화, 나이키 에어조던 시리즈 운동화 등은 한정판으로 출시되어 매니아 층으로 구성된 리셀러 시장에서는 원가보다 몇 십배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insight

 
젊은층 사이에 기업이 한정판으로 내놓은 제품을 확보해 이를 되팔아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리셀러(Reseller)’들이 등장하고 있다. 단순한 부업 수준을 넘어 이 일로 한 달에 수백만원 수입을 올리는 사람도 생겨났다. 

대학생 최재원(27) 씨는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리셀러 일에 뛰어들었다. 최 씨가 주로 취급하는 제품은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한정판 운동화. 그는 지난달 중순쯤 국내에선 서울 압구정 매장에서만 출시된 39만원짜리 한정판 나이키 ‘에어조던’을 67만원에 팔았다. 이 운동화는 사이즈 별로 2~3켤레만 발매돼 운동화 마니아들 사이에 희소가치가 상당했던 제품이다.

지난 13일에는 리복에서 한정판으로 출시한 20만원짜리 ‘퓨리’운동화를 45만원에 팔기도 했다. 최 씨는 “부업처럼 하고 있지만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결코 수입이 작지 않다”고 귀뜸했다.

거래는 다른 중고물품 직거래처럼 주로 인터넷을 통해 이뤄진다. 최 씨가 주로 활동하는 곳은 운동화 직거래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나 포털사이트의 카페. 그는 “운동화 마니아가 많아 제품을 인터넷에 올리기가 무섭게 거래가 성사돼 팔려나간다”고 했다.

수요가 확실한 만큼 리셀러들에게 중요한 건 한정판 제품을 확보하는 일이다. 최 씨는 “매장 앞에 자리를 펴고 밤새 줄을 서는 ‘캠핑’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달 판 에어조던은 전날 밤 11시부터 다음날 아침 10까지 기다린 끝에 ‘득템’한 것이다.

운동화 업체의 홈페이지를 자주 체크하는 건 기본이고 업체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한정판 출시 정보를 미리 얻기도 한다.

최근엔 리셀러를 직업 삼아 고수익을 올리는 사람도 등장했다. 한 운동화 직거래 인터넷 사이트에선 지난달에만 10~70만원 가격으로 한정판 운동화를 판매하는 글만 50건이나 올린 사람도 있었다. 세켤레만 빼놓고 현재 모두 판매된 상태다.

 
모나미 153볼펜 한정판 가격이 무려 백만원으로 출시 판매가격의 50배에 달해 보는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옥션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사람들에겐 ‘지금 갖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는 심리가 있는데 리셀러들은 소비의 이런 감성적 측면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라며 “희소한 가치를 구매한 사람들 역시 나중에 되팔 걸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기업의 한정판 마케팅과 인터넷 직거래 문화가 결합해 리셀러까지 등장했지만, 이를 악용한 사기 범죄도 늘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달에도 N사의 한정판 운동화가 출시되자 이를 판매한다고 속여 돈만 받고 잠적하는 사기 범죄가 며칠간 들끓었고, 지난 1월에도 2만원짜리 모나미 한정판이 출시되자 유사 범죄가 이어졌었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