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안전' 위해 자존심 버리고 中 시진핑 전용기 빌려 탄 김정은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열릴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10일 오후 싱가포르에 도착한 가운데, 그가 전용기인 '참매 1호'를 놔두고 중국에서 임차한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 소속 보잉 747 항공기를 타고 온 것에 대해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오후 2시 36분(현지 시간·한국 시간 오후 3시 36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전용기인 '참매 1호'가 아닌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 기종 항공기'를 타고 공항에 도착해 눈길을 끌었다.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 기종 항공기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비롯해 리커창 중국 총리 등 중국 고위급 인사들이 해외 순방 때 이용하는 전용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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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자신의 전용기를 놔두고 중국 고위급 전용기를 탄 건 자존심보다는 '안전'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제원상 비행 거리가 1만km에 달해 4,700km 거리인 싱가포르까지 재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다.


하지만 1995년 단종된 노후 기종인데다가 장거리 운행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안전 문제가 지적돼 왔다.


이 같은 이유로 김 위원장은 보다 안전한 중국 항공기를 임차해 싱가포르로 간 것으로 보이며, 중국이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항공기 임대 비용을 무상으로 지원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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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에게 최대한의 편의와 의전을 제공하는 등 북한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매체들은 "중국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용기까지 빌려줬다는 것은 최상의 예우를 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면서 "김정은이 탄 전용기가 중국 영공을 통과하는 동안 전투기 편대가 발진해 특급 경호를 펼쳤을 것이다"고 보도했다.


또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로 오는 과정은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보잉 747 기종 항공기의 편명과 목적지를 비행 도중 바꿨을 뿐만 아니라 보잉 747 기종 항공기와 함께 참매1호, 일류신-76 수송기까지 모두 3대의 항공기를 띄우면서 김 위원장의 동선을 예측하기 어렵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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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신-76이 이날 새벽 가장 먼저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했고 이어 오전 8시 30분 에어차이나 항공기가 출발했다. 1시간 뒤인 오전 9시 30분께 참매 1호가 이륙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창이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어떤 비행기에 탔는지 베일에 가려져 있었고,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김 위원장이 보잉 747 기종 항공기에서 내리면서 3대의 항공기를 동시에 띄운 것은 결과적으로 '눈속임용'이 됐다.


한편 김 위원장이 탄 보잉 747 기종 항공기보다 2시간 일찍 창이공항에 도착한 일류신-76 수송기는 김 위원장의 전용 방탄차와 이동식 화장실, 정상회담 기간 중 사용할 식자재 등을 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김 위원장은 전용 방탄차인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는 자동소총과 수류탄, 화염방사기, 화염병, 화생방 공격 등을 막아낼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