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재난안전본부 제공 / 뉴스1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택시를 타고 퇴근 중이던 두 아이의 아빠를 치여 숨지게 만든 '만취 벤츠' 역주행 운전자가 현재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동아일보는 경기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면 양지터널 안에서 발생한 '만취 벤츠' 역주행 사고 운전자 A(27) 씨가 손목 골절 등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어 입원 치료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벤츠 운전자 A씨는 지난달 30일 0시 36분쯤 술에 만취한 채로 벤츠를 몰고 역주행 하다가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 받아 당시 택시에 탑승하고 있는 승객 김모(38) 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다.
택시 승객 김씨는 대기업 회사원으로 늦은 밤 택시를 타고 퇴근하던 길이었다. 9살과 5살짜리 자녀를 둔 한 가장이었던 김씨는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두 아이들만 남겨놓고 끝내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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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비보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눈이 퉁퉁 붓도록 오열했다. 무책임한 음주 운전자 때문에 환갑 맞이하는 어머니와 가족 여행을 계획했던 젊은 부부의 단란한 가정은 풍비박산 나고 말았다.
올해 9살인 어린 아들은 행여 자신까지 울면 혼자 남은 엄마가 슬퍼하고 힘들까봐 입술을 깨문 탓에 피멍이 들었고 6살인 어린 딸은 밤낮으로 아빠를 애타게 찾고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음주 운전 역주행 사고로 한순간에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아내 정모(38)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0년 전 임신하던 당시 자신을 친 음주 운전 차량을 선처해준 사실에 대해 깊이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공교롭게도 아내 정씨는 10년 전인 지난 2008년 당시 만취 역주행 차량에 치여 갈비뼈 4개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정씨는 만취 역주행 운전자를 용서해 합의해줬고 운전자는 처벌을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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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정씨는 "그때 운전자가 나처럼 젊어서 용서했는데…."라며 "지금은 뼈에 사무치게 후회된다. 만약 그 사람이 엄벌을 받았다면 (음주 운전이 줄어) 남편이 살아있지 않을까"라고 말을 차마 잇지 못했다.
더군다나 '만취 벤츠' 역주행 운전자 A씨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고 경찰의 정식 조사를 받지 않은 상황. 한순간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김씨의 가족들은 아직도 가해자 측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실제 가해자 A씨는 경찰과 면담에서 "사고 당시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대리운전 기사를 분명 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을 뿐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과를 전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선고된 형량은 평균 징역 1년 4개월에 불과해 음주 운전 관련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