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무책임한 벤츠 음주 운전자 때문에 한 순간 아버지를 잃은 아들은 속으로 뜨거운 눈물을 삼켰다.
혹여 자신이 울면 엄마가 더욱 슬퍼할까 애꿎은 입술만 깨물면서.
7일 동아일보는 만취한 벤츠 차량 역주행으로 일순간 가장 김모(38) 씨를 잃은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면 양지터널 안에서 발생한 만취 벤츠 역주행 사고로 남편을, 아버지를 떠나보낸 가족들은 눈에서 눈물이 마를 겨를이 없다.
김씨의 아내인 정모(38) 씨를 비롯해 10살도 채 안 된 아들 김모(9) 군과 김모(6) 양은 지난달 30일 새벽 가장인 김씨를 잃었다.
지난달 30일 사고 당시 모습. 경기재난안전본부 제공 / 뉴스1
고속도로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유턴해 무려 7km가량을 역주행한 벤츠 차량이 김씨가 타고 있던 택시를 들이받았고, 이 사고로 김씨가 숨졌다.
당시 벤츠를 몰았던 운전자 A(27) 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76%로 만취 상태였다.
만취 상태로 핸들을 잡은 무책임한 A씨 때문에 멀쩡한 한 가정이 풍비박산 난 것이다.
김씨가 변을 당했다는 비보에 가족들은 억장이 무너졌다.
맞벌이를 하며 10년간 주말부부로 힘겹게 살았던 이들 가족이 내년이면 오손도손 함께 살 계획이었기 때문.
지난달 30일 사고 당시 모습. 경기재난안전본부 제공 / 뉴스1
주말부부로 평일에는 경기도 이천시 모처에서 혼자 외로움을 견디다 세상을 떠난 김씨에게 그저 미안한 마음밖에 안 든다는 게 정씨의 심정이다.
어머니가 슬픔에 잠겨서일까.
아들인 김군도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절로 눈물이 나오지만 혹시나 본인 때문에 정씨가 더욱 슬퍼할까 봐 입술을 꾹꾹 깨물며 울음을 참고 있다. 그탓에 김군의 입술에는 피멍이 자리했다고.
딸 김양도 밤낮으로 숨진 김씨를 찾고 있다. 가족들이 남편을,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깊이 잠겨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벤츠 운전자 A씨는 가족들에게 어떠한 사과나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사고 당시 모습. 경기재난안전본부 제공 / 뉴스1
한편 만취 벤츠 역주행 사건 다음 날에도 93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이는 사회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음주운전에 관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자녀를 둔 가장의 목숨을 앗아간 음주운전과 비슷한 유형의 사례가 계속 적발되고 있다.
음주운전과 관련한 사회인식 제고 및 운전자 관리 교육이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