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7일(토)

부모님 폭행당했다고 딸이 청원 올린 대구 집단 폭행 사건의 진실

인사이트청와대 홈페이지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대구에서 길을 가던 50대 부부가 20대 청년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부부는 '쌍방폭행'으로 약식기소됐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2의 광주폭행사건은 없어져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폭행을 당했다는 50대 부부의 딸로, 사건은 지난 4월 중순경 모임이 끝나고 귀가하는 길에 벌어졌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을 함께 첨부했다.


현장에 있던 제보자가 촬영 한 영상 속에는 여러 명이 서로 얽혀 격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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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체구가 작은 사람이 길거리에 나동그라지고 팔을 잡힌 채 끌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폭행을 당하는 사람은 청원인의 부모님으로, 마주오던 외제차의 전조등이 너무 밝아 운전자에게 이를 꺼달라고 요구했다가 20대로 추정되는 차주와 시비가 붙었다고 한다.


청원글에 따르면 50대인 부모님은 가해자에게 욕설을 듣고 폭행을 당해 전치 3~4주 진단을 받았고 현재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경찰은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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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가해자들이 술을 마신 상태였지만 경찰이 음주측정을 하지 않았고 사건 며칠 후 경찰서에 간 부모님에게 담당 형사가 도리어 "왜 건장한 남성들한테 말을 붙이냐"며 핀잔을 줬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 측이 제시한 CCTV 영상을 본 경찰은 "사모님도 때린게 있으니 쌍방이다"며 쌍방폭행으로 사건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영상 중간에는 한 여성이 키가 큰 남성에게 다가가 뺨을 때리는 장면이 찍혀있다. 그 후 이 남성은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던진다.


경찰의 설명대로 여성이 손찌검을 한 건 맞지만 훨씬 큰 체격의 남성이 과민하게 반응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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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기위해 대구동부경찰서에 연락한 결과 경찰의 강압 수사는 없었으며 청원인의 글과는 다른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운전자의 음주운전 여부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사건 직후 부부는 따로 음주 측정 요구를 하지 않았지만 추후 진술하는 과정에서 음주 검사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경찰은 위드마크공식(혈중 알코올 농도를 추산하는 방식)을 통해 수치를 측정했고 혐의 없음이 확인됐다.


또 부부 측에서 운전자에게 먼저 폭행을 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영남일보가 제시한 영상은 시간순이 아닌 일부가 편집된 것으로, 여성이 뺨을 먼저 때리자 폭행이 시작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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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부부와 운전자는 언성을 높이며 몇차례 주먹을 주고 받았고 운전자 남성의 동료들이 몰려와 이들을 말렸다.


결국 두 '피의자' 모두 원칙상 쌍방폭행 혐의로 약식기소 됐고 벌금형이 내려졌다.


한편 현재 부부는 코뼈와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은 상태며 청와대 청원을 통해 재수사를 요청하고 있다.


Naver TV '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