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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바닥에서 자다 입양돼 푹신한 침대서 꿀잠 자는 닥스훈트

주인에게 버려져 안락사 위기에 처한 닥스훈트를 키우게 된 한 누리꾼의 사연이 공개돼 많은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우리 라운이 버리신 분 양심 좀 챙기시길 바랍니다"


당신을 기다리는 강아지의 표정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가. 그랬다면 당신은 그 강아지를 버릴 수 없었을 것이다.


나라를 잃은 표정으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주인이 떠나간 곳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걸 알면서도 무참히 버리고 갔다면 당신은 사람이길 포기한 것 일수도 있겠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인으로부터 버림받고 안락사를 일주일 앞 둔 닥스훈트를 데려왔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공개됐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누리꾼 A씨가 녀석을 처음 알게 된 건 회사 동료의 핸드폰 속 화면을 통해서였다.


회사 동료는 친구들과 나눈 메시지를 보여주며 "얘 안락사 일주일 남았다는데 어디 입양 보낼 곳 없겠느냐"며 말을 걸어왔다.


안락사를 앞둔 닥스훈트의 사정이 너무 안타까워 사방팔방으로 키워줄 사람을 수소문했지만 끝내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사진 속 아이의 모습이 눈에 밟혔던 A씨는 가족들과 긴 상의 끝에 동생과 함께 닥스훈트를 임시로 데리고 있는 분을 만나러 갔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캡션


얘기를 들어보니 녀석이 처음 발견된 건 양평의 캠핑장이었다. 어느 가족이 캠핑장에 자리를 잡자 갑자기 어디서 강아지 한 마리가 슬그머니 옆에 와서 애교를 부리더란다.


친화력이 너무 좋아 재미있게 놀아주고 일어서려는데 강아지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서 캠핑장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누가 캠핑을 하러 왔다가 강아지만 버리고 갔다'고 전했다.


혹시 몰라 근처 동네 주민들에게도 수소문해봤지만 주인을 끝내 찾을 수 없었고 녀석이 너무 딱했던 최초 발견자가 시청에 가서 유기견임을 확인받고 시설에 데려다 줬다고 한다.


워낙 생긴 게 예쁘고 어느 아픈 데도 없어 시설에서 한 번 새로운 주인에게 입양을 가게 됐지만 버림을 받은 기억 탓인지 분리불안이 심해 결국 파양이 됐다.


그런 후 지금의 임시보호자에게 오게 됐지만 그도 한창 힘이 넘치는 2살짜리 닥스훈트를 감당할 여력이 안 돼 다시 시설에 보내려고 하니 '이제는 안락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듣게 된 것.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버림받은 상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보고 좋아 어쩔 줄 몰라 하는 닥스훈트가 안락사를 당하는 꼴을 차마 볼 수 없어 그 길로 집으로 데려왔다.


갈색 털을 가진 닥스훈트 이름을 어떻게 지어줄까 고민하다가 A씨와 동생은 '브라운'에서 '브'자만 빼고 '라운'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지금은 A씨의 동생이 키우고 있다는 라운이는 입양 온 지 한 달이 됐는데 누구보다 생기 넘치고 밝은 모습이라고.


A씨는 "버리려면 강아지를 왜 키우는지 모르겠다. 버린 사람은 양심 좀 챙기길 바란다"고 라운이의 전 주인에게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