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걷던 노숙자에게 신고 있던 '신상 아디다스 농구화' 벗어준 청년
남성은 비가 온 다음 날 축축한 거리를 맨발로 다니는 노숙자에게 신고 있던 새 신발을 벗어줬다.
[인사이트] 변보경 기자 = 한 노숙자가 아무런 표정 없이 맨발로 긴 도로를 거닌다.
바닥에 여전히 물기가 축축하게 남아있음에도 노숙자는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힘없이 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노숙자. 얼마 뒤, 이 남성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을 받았다.
지난 5월 3일(현지 시간) 페이스북 페이지 'Viral TRND'에는 한 청년이 노숙자에게 신고 있던 새 신발을 선물하는 훈훈한 영상이 게재됐다.
세차게 내리던 비가 막 그친 다음 날, 축축해진 거리를 맨발로 돌아다니던 노숙자 사지(Sarge).
운전하며 길을 지나던 한 청년이 맨발인 노숙자를 발견하고 차를 멈춰 세웠다.
그는 노숙자에게 다가가 "신발이 없으신 건가요?"라고 물었다.
노숙자는 "갖고 있던 신발이 낡아 떨어졌다. 발에 물집이 나 어차피 신발 못 신는다"고 답했다.
한눈에 봐도 상처투성이인 노숙자의 발을 본 청년은 발 사이즈가 어떻게 되냐고 다시 물었다.
노숙자는 사이즈가 9사지(270mm)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청년은 신고 있던 아디다스 신상 농구화를 벗으며 "조금 클 수 있어요. 신으세요"라며 신발을 건넸다.
노숙자는 손사래 치며 도움을 거절했지만, 청년의 부탁에 새 신발을 두 발에 넣었다.
신발을 오랜만에 신어 본 노숙자는 "하느님, 이런 행운이…"라며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라고 기뻐했다.
청년의 선행에 감격한 노숙자는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았다.
사지는 사실 10년 동안 나라를 위해 복무했던 육군 참전 용사였다.
그러나 퇴역 후 미국 보훈부(Veterans Affairs)에서 그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해 결국 거리를 떠돌게 된 신세가 됐다.
얼마 전 그는 노숙자 쉼터에서 지내면서 그나마 가지고 있던 짐마저 모두 잃어버리고 또 같은 방을 쓰던 사람들에게 이유 없는 구타를 당했다.
그렇게 삶의 희망을 잃어가고 있던 순간 청년을 만난 사지는 아직 살만한 세상인 것 같다며 감사를 표했다.
청년은 "나라를 위해 젊음을 바쳐 주셔 감사하다. 도울 수 있어 영광이었다"라며 퇴역 군인의 씁쓸한 노후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