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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 ‘대기오염 고발 다큐’ 접속차단

중국 당국이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다뤄 화제가 된 다큐멘터리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고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via Linghein Ho/youtube

 

CCTV 전 여성앵커가 만들어 수백만명이 본 '돔 지붕 아래서'


중국 당국이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다뤄 화제가 된 다큐멘터리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고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직 중국중앙(CC)TV 여성 앵커인 차이징(柴靜·39)이 제작해 최근 인터넷에 공개한 다큐 '차이징의 스모그 조사: 돔 지붕 아래서'가 6일 중국 내 주요 동영상 사이트와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일제히 삭제됐다.  

중국 최대 영상사이트 '유쿠'와 포털사이트 텅쉰 등에 올라왔던 다큐 링크는 모두 막혔고, 차이징의 인터뷰와 함께 적극적으로 다큐를 소개했던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홈페이지에서도 영상이 사라졌다. 

NYT는 금주 초 공산당 중앙선전부에서 다큐 영상 접속 차단을 명령했으며 언론사들에도 관련 보도를 하지 말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전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 때문에 다큐멘터리에 대한 기사와 사설을 실으려던 계획을 취소해야 했다고 환구시보 관계자는 전했다.

전날 개막한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대기오염 방지 행동계획이 보고되고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국민생활을 망치는 환경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한 지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이 다큐는 중국 대도시에서 일상화된 스모그의 위험성을 일깨우고 환경보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대형 국유 에너지기업을 비판하는 내용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 기업을 엄격히 단속하기 어려운 현실을 토로하는 중국 환경보호부 공무원들의 인터뷰도 포함됐다.  

차이징은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 수치들을 차분하게 제시하면서 2013년 양성종양을 가진 채 태어난 첫 딸의 건강에 스모그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솔직하게 토로해 중국인 부모들의 공감을 샀다.  

'돔 지붕 아래서'는 공개 첫날에만 200만회에 가깝게 조회되는 등 중국 누리꾼으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환경전문가 출신인 천지닝(陳吉寧) 신임 중국 환경보호부장(장관)은 지난 1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이 다큐를 두고 환경보호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을 뒤바꾼 레이첼 카슨(1907-1964)의 명저 '침묵의 봄'에 비견할 만하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NYT는 '돔 지붕 아래서'가 공산당과 정부 관계자의 협조로 제작됐음에도 다큐가 전국적인 논란을 일으키자 당국이 그에 따른 부정적 파급효과를 막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환경 문제를 둘러싼 중국 관료 사회 내의 정치적 민감성을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다큐 영상 접속 차단에 대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등 관계 당국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7일 전인대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천지닝 부장의 기자회견에서 주요 외신 기자들은 질문 기회를 얻지 못했으며 다큐 접속차단 관련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천 부장은 "매일 가장 먼저 하늘을 본다"며 "하늘만 쳐다보지 않고 오염물질 배출량을 1천만t에서 1만t 수준으로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대기오염 개선에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전했다. 

 

via Linghein Ho/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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