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소방본부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고속도로 위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가 모는 트럭을 자신의 쏘나타로 막아 2차 사고를 막은 의인에게 현대자동차가 신차 지원을 검토한다.
지난 29일 오전 10시 10분께 경남 함안군 중부내륙고속도로 철원 요금소(TG) 부근에서 대구 방향으로 달리던 이모(44) 씨의 1t 트럭이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고는 지그재그로 달렸다.
이 같은 장면을 목격한 쏘나타 운전자 박세훈 씨는 처음엔 졸음운전이라고 생각해 수차례 경적을 울렸다.
하지만 트럭은 멈추지 않았고 이에 박씨는 트럭 옆으로 차를 붙여 운전석을 살펴봤다.
창원소방본부 제공
창문 너머로 운전석을 살핀 그는 운전자가 정신을 잃은 것을 확인, 자신의 차량으로 급하게 트럭을 앞질러 길을 막았다. '고의 사고'를 내 대형 사고를 막으려는 계획이었다.
트럭은 박씨의 쏘나타와 세 차례 충돌한 끝에 겨우 멈췄고 이후 박씨는 운전자를 끌어내 온몸을 주무르며 응급조치를 했다. 위급했던 상황은 다른 차량 운전자가 119에 신고하면서 무사히 수습됐다.
경남경찰청
트럭 운전자 이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으며, 그는 사고 당시 뇌전증(간질) 증상으로 정신을 잃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쏘나타 뒤 범퍼가 깨진 박씨는 "그냥 두면 큰 사고가 날 것 같아서 트럭 앞을 막아 세울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트럭을 세우고 운전석 문을 열어 보니 운전자가 몸을 떨며 기절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뻔한 고속도로 사고를 막은 박씨의 용기 있는 행동이 현재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박씨에 대한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30일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어떤 방법으로 지원할지는 박씨와 상의 후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앞선 '투스카니 의인' 때도 의인 한영탁 씨와 상의 후 신형 벨로스터 지원을 결정했다. 지원 방안은 다양하다"고 말했다.
캡션
이어 "현대자동차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만큼 사회에 큰 기여를 한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의인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의 설명처럼 현대자동자차가 의인을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2일에도 자신의 투스카니 차량을 이용해 고속도로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의 차량을 막았던 '투스카니 의인' 한영탁 씨에게 신형 벨로스터 차량을 무상 지급한 바 있다.
투스카니 의인 / 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공
처음에 현대자동차는 차량 수리비를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한씨가 이를 거절하자 최신형 차량을 지급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좋은 일을 하다가 의인의 차량이 파손된 사실을 접하고 최초에는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경미한 파손이라며 도움을 거절하는 모습에 또 감동 받아 회사 차원에서 새 차를 지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