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청
[인사이트] 최해리 기자 = 구청으로부터 통보받은 쉼터 철거 명령에 수십 마리의 길고양이들이 또 한번 보금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최근 강동구청 성안별관 옥상에 위치한 길고양이 보호 쉼터에 이전하라는 공문이 내려졌다.
쉼터 설치 이후 고양이 분비물로 인한 악취 등으로 구청 직원들이 휴식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강동구는 지난 2012년 구청 직원들과 주민들이 임시보호소에서 길고양이를 기르기 시작해 2013년 전국 최초로 공공건물과 공원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했다.
강동구청
문제가 된 고양이 옥상 쉼터도 그 일환이었다.
이 쉼터에서는 보호소에 들어가 안락사당할 뻔한 길고양이들을 구조해 치료하고, 다시 내보내는 과정을 통해 지난 1년간 300마리 가까운 고양이들을 살렸다.
현재 이 쉼터에 사는 고양이는 약 15마리로 미우캣 등의 동물보호단체 봉사자들이 돌보고 있다.
하지만 강동구청 공무원 노동조합 측은 쉼터 설치 이후 고양이들로 인해 옥상 이용에 불편을 겪는다는 직원들의 민원이 지속됐고, 한계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강동구청
이에 대해 길고양이 보호 정책을 추진해온 구청 동물복지팀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쉼터 관계자는 "충분히 협의하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텐데 무조건 쉼터 이전을 요구하는 건 사람복지만 챙기는 이기적인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불편함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다른 어떤 장소로 옮겨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생기기 마련이고, 좋은 방안이 있기 전까지는 현상 유지하면서 사람과 동물의 복지를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