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여성 건강권 침해하는 '낙태죄' 처벌 조항 폐지해야"

인사이트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 뉴스1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여성가족부가 낙태 처벌을 담은 이른바 '낙태죄' 형법 조항과 관련 재검토돼야 한다는 요지의 의견서를 현법재판소에 제출했다.


23일 여성가족부는 헌법재판소에서 낙태를 처벌하는 현행 형법 조항이 위헌인지 여부를 가리는 첫 공개변론을 앞두고 '낙태죄' 조항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부 부처가 '낙태죄'에 대해 사실상 '폐지'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가부는 의견서를 통해 "여성의 자기결정권, 재생산권, 건강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현행 낙태죄 조항은 재검토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두 차례나 '낙태를 비범죄화하고 낙태한 여성에 대한 처벌 조치를 없애도록 요청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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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형법에 따르면 낙태를 한 여성과 이를 도와 수술을 한 의사, 한의사, 조산사 등 의료진 등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법 269조 1항에는 '부녀가 낙태한 때에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으며 270조 1항은 '의사·한의사·조산사 등이 부녀의 촉탁을 받아 낙태한 때에는 2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여가부는 "태아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여성의 기본권을 제약하고 있다"며 "낙태죄가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적절한 수단인지, 법익의 균형을 넘어 여성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지 않은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가부는 '낙태죄'가 의도한 입법 목적 달성에 기여하고 있기보다는 악용되고 오작동하고 있어 적정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낙태죄'가 목적 달성에 적정한 수단이라고 하더라도 여성 기본권을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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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는 "국가의 일반적인 생명보호 의무를 다하면서 여성의 안전한 임신중절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예외 없이 여성을 처벌하는 방법 외에도 의료법상의 규제 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며 "법에 낙태에 대해 예외 사유를 두지 않는 전면적 금지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도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벗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강간, 근친상간, 임산부의 생명·건강에 위협, 심각한 태아 손상의 경우에는 낙태를 합법화하고 다른 경우에도 낙태를 비범죄화한다"며 "낙태를 한 여성에 대한 처벌 조치를 없애도록 요청했다는 사실도 중요하게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헌재에 전달했다.


앞서 지난해 '낙태죄'를 폐지해달라는 청와대 청원글이 올라와 20만명 이상이 서명에 참여하는 등 낙태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태아 대 여성, 전면 금지 대 전면 허용 이런 식의 대립 구도를 넘어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단계"라며 "임신중절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관련 보완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낙태죄'와 관련 여가부가 의견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서 헌재의 위헌 여부 심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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