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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하는 '진상 고객' 때문에 7년 일한 회사에 '사표' 내야 하는 택배기사

한 택배 기사가 소비자의 갑질 때문에 7년간 일한 택배업에서 손을 떼야 하게 생겼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석태진 기자 = 말도안되는 일부 소비자 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건 결국 힘없는 택배기사였다.


지난 21일 자동차 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택배기사로 약 7년간 근무 중인 한 30대 남성 A씨의 사연이 게시됐다.


A씨는 7년 동안 택배기사로 근무하며 항상 소비자들을 친절하게 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언제나 A씨의 뜻대로 일이 진행되는 건 아니었다. 얼마 전에도 A씨는 바쁜 발걸음으로 택배를 옮기다 때아닌 봉변(?)을 당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한 집 앞에 도착한 A씨는 벨을 누르고 문도 두드려봤지만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자연스럽게 택배를 경비실에 맡겼다.


하지만 곧바로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해당 전화는 방금 전 경비실에 맡긴 택배의 주인인 B씨에게서 걸려온 것이었다.


A씨가 전화를 받자마자 B씨는 "다른 택배는 다 문 앞에 두고 가는데 왜 (우리 택배만) 경비실에 맡겼냐. 그렇게 일처리를 하냐"며 밑도 끝도 없이 그를 몰아세웠다.


"안 계신 거 같아 경비실에 맡겼다. 다음엔 신경 써서 배송하겠다"라며 A씨는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넸지만 B씨는 계속해서 말꼬리를 잡으며 시비를 걸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 A씨는 다급한 마음으로 사과를 건네기 위해 경비실에서 택배를 찾아 다시 B씨의 집으로 올라갔다.


문고리를 잠그고 문을 연 B씨는 A씨와 비슷한 또래로 보였다.


B씨는 반말로 "일을 그따위로 하냐"며 계속해서 시비를 걸었다.


심지어 B씨는 A씨의 얼굴에 휴대전화를 들이밀며 "동영상을 찍겠다", "녹음을 하고 있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순간 자신의 일자리에 위협을 느낀 A씨는 더 큰 문제가 생길 걸 염려해 다급히 B씨를 두고 뒤돌아섰다. 그런 그의 등 뒤로 B씨는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퍼부었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참으려 노력했지만 결국 A씨는 끓어오르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혼잣말로 "미친X 아니야"라고 나지막이 말하고 도망치듯 자리를 벗어났다.


억울한 건 A씨였지만, 패는 '고객'인 B씨가 쥐고 있었다. B씨는 곧바로 A씨 택배회사에 컴플레인을 걸었다.


A씨는 주변에서 "네가 한번만 참으라"는 말에 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B씨는 전화도 받지 않고 막무가내로 A씨의 퇴사와 사과 동영상을 요구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B씨는 회사 측에 시도 때도 없이 "몇 시에 전화해라. 전화하기 전에 문자부터 해라.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리겠다"며 협박을 쏟아냈다.


해고시키지 않으면 국민신문고든 온라인이든 글을 올리겠다는 B씨의 막무가내식 협박에 A씨는 "그동안 최선을 다해 일해온 직장을 한순간에 잃게 생겼다"며 하소연했다.


A씨의 고민 가득 담긴 사연에 누리꾼들은 "저런 갑질에 택배기사들이 너무 고생한다", "서비스직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고 있다.


한편, 화물 한 건당 평균 500원의 수수료를 겨우 받을 만큼 택배기사들의 근무환경은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