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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 사고'로 사람 살리고 신형차 받은 '투스카니 의인'이 인터뷰에서 한 말

고의 접촉사고로 소중한 목숨을 살린 '투스카니 의인' 한영탁씨가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인사이트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공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일부러 접촉 사고를 내 의식 잃은 운전자를 구한 '투스카니 의인'은 끝까지 자신은 크게 잘한 게 없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15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투스카니 의인' 한영탁 씨가 출연했다.


앞서 지난 12일 제2서해안고속도로에서 SUV 차량 한 대가 중앙분리대를 긁으며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대로 가다간 자칫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그때 검은 투스카니가 등장해 SUV 앞을 막아섰다.


'쾅' 하고 접촉 사고가 났지만 투스카니 운전자는 침착하게 차에서 내려 SUV 운전자의 상태를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SUV 운전자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투스카니 운전자는 다른 시민으로부터 망치를 받아 유리창을 깨고 SUV 운전자를 구했다.


해당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투스카니 운전자는 이른바 '투스카니 의인'으로 불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인사이트인천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공


자신이 다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고의 접촉사고를 내고 인명 피해를 막은 '투스카니 의인'은 크레인 기사로 일하고 있는 평범한 시민 한영탁(46)씨다.


그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사람이 쓰러져 있으니 우선은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처음엔 SUV 운전자가 완전히 잘못됐을까 봐 걱정부터 앞섰다.


다행히 SUV 운전자는 가늘게 실눈을 뜬 상태였고, 한씨는 주변에게 119 신고를 부탁한 뒤 SUV 운전자의 몸을 주무르며 의식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한다.


소중한 목숨을 구하며 그야말로 '큰 일'을 해낸 한씨지만 그는 현재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칭찬이 고마우면서도 쑥스럽다.


특히 현대자동차에서 신형차(밸로스터·2천만원 상당)를 선물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그는 곧바로 거절 의사를 표했다.


현대차 측이 홍보용으로 쓸 것도 아니고 정말 감사해서 드리는 거라고 여러 차례 설득한 끝에 한씨는 신형차를 받기로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이 부담스럽다"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인사이트YTN


가족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한씨에게는 사랑하는 아내와 고등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6학년인 세 자녀가 있다.


한씨는 "아이들은 '아빠가 그러셨어요? 나 봤어요' 그냥 그러고 말더라"라고 전했다. 아내도 평소와 다름없었다고.


가족들에게 한씨의 행동은 너무나 당연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모습에 김현정도 "그 아버지에 그 자녀, 그 아내입니다"라며 칭찬을 덧붙였다.


현대 자동차에서 신형차를 선물한 데 이어, 경찰은 현재 한씨에게 표창장 수여를 고려하고 있다.


한씨는 "너무 관심을 가져주시니까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한데 많이 부담스럽다"며 "그런데 그 정도는 다 하는거 아닙니까, 누구나?"라고 되물었다.


수많은 칭찬과 찬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마지막까지도 한씨는 자신의 행동이 사람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겸손함이 그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