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1 '나눔0700'
[인사이트] 전현영 기자 = 암 판정을 받았던 아빠는 매일 한 가지 걱정을 품고 살아간다.
혹시나 자신이 병으로 죽게 되면 홀로 남은 딸 나연이를 키워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지난 5일 EBS1 '나눔 0700'에는 열 번이 넘는 항암 치료를 견디면서 홀로 딸을 키우고 있는 아빠 이영근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4년 전, 이영근씨는 위암을 진단받았다.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가세가 기울고 형편이 어려워지자, 필리핀에서 온 그의 아내는 집을 나갔다.
살던 집은 경매로 넘어갔고, 아빠와 딸은 비좁은 단칸방으로 쫓겨나듯 이사를 가야 했다.

EBS1 '나눔0700'
위암 치료비로 쌓인 빚과 지인에게 사기를 당해 생긴 빚까지 이영근씨에게는 아직도 3천 600만원의 빚이 남아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집 계약이 끝나 작은 단칸방마저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영근씨가 아픈 몸 때문에 일하던 공장을 그만두면서 현재 아빠와 딸은 기초생활수급비에만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건강한 몸으로 딸과 행복하게 살고 싶은 아빠의 바람과는 달리, 이영근씨는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종종 갑작스럽게 쓰러지곤 한다.
가족을 두고 도망가버린 엄마, 몸이 아픈 아빠 때문에 11살밖에 되지 않은 딸 나연이는 일찍 철이 들어버렸다.

EBS1 '나눔0700'
위암에 걸려 부드러운 음식을 먹어야 하는 아빠를 위해 불평불만도 없이 달걀찜을 능숙하게 끓여낼 정도다.
그런 나연이에게도 소원이 있다. 나연이는 "아빠가 얼른 나아 일도 가고 함께 놀이공원에 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혼자만의 예쁜 방도 가지고 싶고, 놀이공원도 가고 싶은 어린 딸에게 아빠는 아무 것도 약속할 수가 없어 미안할 뿐이다.
세상에서 단 한 명, 서로에게만 의지하며 고단한 삶을 버티는 아빠와 딸의 이야기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