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는 수컷인데 왜 영희에게 "오빠~"라고 불렀을까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한 번 보고 두 번 봐도 재밌는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어렸을 적 둘리를 접했을 때는 몰랐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 부분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분명 '남자'인 둘리는 자꾸 여자아이인 영희에게 누나라는 호칭 대신 '오빠'라고 부른다.

그것도 엄청 자연스럽게. 둘리가 영희에게 "오빠야. 오빠"라고 말하는 부분은 쉽게 포착할 수 있다.

이에 '둘리는 도대체 왜 이러는 것인가?', '혹시 애니메이션을 만들다 성우가 실수한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그것은 바로 둘리가 '아기' 공룡이기 때문. 태어남과 동시에 엄마와 헤어진 둘리는 어른스러워 보이지만 아직 아기다.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엄마와 함께한 시간보다 고길동 가족과 있는 시간이 많았던 둘리는 형제로 생각하는 영희, 철수의 말투를 그대로 배웠다.

영희는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철수를 부를 때 "오빠"라고 했다. 이를 본 둘리는 자기도 모르게 영희의 말을 따라하게 됐다.

그래서 꼬마숙녀인 영희에게 자꾸만 '오빠'라고 부른 것이다.

둘리의 이러한 말버릇은 어린 아이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행동이다.

아직 호칭에 대해 어색한 아이들은 타인을 부를 때 남들이 부르는 말로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남동생들이 누나에게 '언니'라고 부르거나 여동생들이 오빠에게 '형아'라고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원작자 김수정 만화가는 만화책 '아기공룡 둘리' 1편 스페셜 인터뷰에서 둘리가 영희를 오빠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어린아이들이 호칭을 착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몰랐던 둘리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 오랜만에 천방지축 둘리와 친구들의 모험을 다시 한번 보고 동심에 젖어 들길 바란다.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