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4일(수)

28년째 돈 한푼 안받고 산에서 다친 등산객 업고 내려오는 이 남성의 사연

인사이트tvN '리틀빅 히어로'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그냥 올라갔다 내려오기도 힘든 지리산에서 다친 사람을 등에 업고 산 밑으로 내려오는 한 남자가 있다.


한두 번도 아니고 무려 28년을 산에서 봉사하며 살고 있는 이 남자에겐 대체 어떤 사연이 있을까.


지난해 12월 방송된 tvN '리틀빅 히어로'에서는 지리산 산악구조대 김종복 대장의 특별한 삶이 그려졌다.


지리산 해발 850m, 테이블과 벤치가 마련된 이곳은 등산객들이 오고 가며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이자 대피소다.


김종복 대장은 대피소를 관리하며 10여 년째 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인사이트tvN '리틀빅 히어로' 


함부로 쓰레기 버리는 등산객에 호통치는 것도 김 대장의 업무지만 무엇보다 김 대장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은 따로 있다.


바로 구조 현장이다.


한 등산객이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체력을 모두 소진해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다른 구조대원이 먼저 등산객을 업고 내려오는 동안 김 대장은 중간 지점에서 교대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내리막길은 하중의 최대 10배를 짊어져야 해 119 구조대원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김 대장을 비롯한 구조원들은 등산객을 업고 대피소까지 무사히 내려와 응급조치까지 시행했다.


인사이트tvN '리틀빅 히어로'


일부 사람들은 나라에서 지원을 받고 산악구조대를 운영하는 줄 알지만 김 대장의 생업은 따로 있다.


타 지역에서 하청을 받아 일을 하는 김 대장은 오로지 봉사 정신 만으로 산악구조대를 이끌어왔다.


누구 하나 알아주고 보상해주는 것도 아닌데 김 대장은 왜 이렇게 열심히 사람들을 구조하고 다니는 것일까.


1986년 김 대장은 노고단 대피소에 있을 때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서 의사마저 '가망성이 없다'며 그를 포기했다.


겨우 숨이 붙어 있을 찰나 김 대장은 속으로 이렇게 기도했다.


인사이트tvN '리틀빅 히어로' 


"한 번만 살려주세요. 그럼 앞으로 더 열심히 지리산을 위해 봉사하고 살겠습니다"


그 간절한 바람이 하늘에 닿았던 걸까. 김 대장은 기적처럼 기력을 회복했고, 휠체어와 목발을 거쳐 다시 건강한 몸을 되찾았다.


김 대장은 "이렇게 또 봉사하라고 산신이 나를 살려준 거다, 그런 생각이 든다"며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민간산악구조대를 만들어 28년이 넘도록 봉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매일 아침 김 대장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산을 향해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산신님 오늘 하루도 모든일 잘 되게 도와주십시오"


Naver TV '리틀빅 히어로'